아이가 주사 맞기를 두려워해서 지은 이야기를 무사히 끝냈네요. 여전히 주사 맞기를 무서워하지만 예전만큼 엉엉 울지는 않고 있어요. 시간이 약인 것처럼 한 해 지나면서 아이가 조금은 단단해진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를 위한 짧은 동화를 쓰고 주변에 물어봤어요. 글은 묵혀두는 것보다 여러 사람에게 공개함으로써 피와 살이 되는 조언(?)을 들으면 좋다는 말을 들어서요. 이야기 속에 용기처럼 저 역시 글을 보여줄 때 용기가 필요했답니다.
우선 저희 오 남매 카톡방에 글을 올렸어요. 첫 글에 뜨거운 반응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아주 마음을 콕콕 찌르는 평가를 해주었답니다.
"언니, 음..... 제목이 읽고 싶은 마음이 안 생겨."
"너무 길어."
"소재가 너무 흔한지 않나?"
역시 가족은 포장지 하나 없는 말들을 해주었습니다. 그래도 마지막에는 칭찬처럼 들리는 칭찬을 들었네요.
"그래도 끝까지 써 본 것은 대단해."
"이제 시작이야."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해. 고생했어."
쓴맛, 매운맛, 짠맛을 맛보게 해 주고, 결국에는 단맛으로 훈훈한 마무리를 한 대화였습니다. 저도 글을 쓰면서 '좀 더 재미있게', '좀 더 읽고 싶게' 어떻게 쓸까 고민을 했지만 생각보다 쉬운 과정은 아니었어요. 그래도 제 첫 독자인 아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주었답니다. 가장 성의 있게 읽어준 첫 독자였습니다.
아들은 재미있다며 다음에도 이야기를 지어달라고 했답니다. 이야기 내용을 떠나서 자신만을 위한 이야기를 만들어 주었다는 사실이 아들을 더 행복하게 만들지 않았나 싶네요.
100% 완벽한 결과를 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하고자 한 바를 완수했다는 사실이 새삼 뿌듯하네요. 제 이야기가 하나씩 쌓여서 이야기집이 되는 날을 고대해 봅니다.
다음 이야기는 아들이 에버랜드에 가서 인형을 사 왔는데, 그 인형을 주인공으로 만든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를 만들면서 아이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코치를 한 이야기입니다. ^^
쓰다 보면 나아질 것을 믿고 내일도 엄마표 이야기를 올려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