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단둘이 떠나는 첫 외박여행

여행 갈 수 있을까?

by 좋은아침

"언니, 애들하고만 여행 다니는 거 무섭지 않으세요?"

"음, 무섭지는 않고, 몸만 피곤할 뿐이야."


올해 초등학교 3학년, 6학년이 되는 두 아들을 키우는 언니는 내 눈에 용감하다. 시간이 될 때마다, 여유가 될 때마다 두 아들을 데리고 국내는 물론이거니와 해외로 여행을 떠난다. 내가 할까? 말까? 고민하는 시간에 언니는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추진력을 갖고 있다. 내가 가지지 못한 능력을 가진 타인을 보았을 때 부러움이 앞선다. 부러움 뒤에는 두려움이라는 감정도 함께 뒷따른다. 언니와 짤막한 대화를 나눈 후, 며칠 동안 나의 머릿속이 불편했다.


단지 여행을 못해서가 아니라, 하고 싶은 마음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해서였다. 누군가에게는 고민이 아닐 수 있는 문제로 끙끙거리다가 결론을 내렸다. 아이에게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고, 책임지는 게 중요하다고 하면서 정작 나 자신이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었다. 아이는 부모를 앞서기도 하지만 부모의 그림자를 따라오기도 한다. 아이에게 비칠 나의 그림자를 생각하니 땅 속에 고이고이 박혀있던 용기라는 씨앗이 땅 밖으로 비집고 나왔다.


"자기야, 나 쫑이랑 1박 2일로 여행 다녀올게."


나의 선언에 놀랐는지 저녁밥을 먹던 남편은 빠르게 목구멍을 넘어간 밥알에 컥컥 소리를 내며 물을 찾았다. 물 한 모금을 마신 후 남편은 진정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괜찮겠어?"


한 번도 아들과 단 둘이서 외박여행을 해본 적이 없는 내게 던지는 질문이었다. 괜찮지 않아도 이미 하기로 결심했기에 그날 밤 바로 숙소와 여행지를 골랐다. 숙소를 결제 한 순간 여행은 더 이상 선택의 대상이 아니었다. 첫 여행이기에 운전을 오랫동안 하지 않은 공주와 부여로 장소를 정했다. 겨울방학 동안에 아들은 나와 함께 한국사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예상과는 달리 재미있어하는 아들 덕분에 가르치는 맛이 쏠쏠했다. 유원지를 갈 수도 있지만 조금은 아이와 내게 의미가 남았으면 해서 이번 여행을 '엄마와 아들의 유적여행'이라는 제목을 내 마음속에 콕 박았다. 다행스럽게도 아들도 좋다고 해서 우리는 2월 26일 ~27일, 1박 2일 일정으로 계획을 세웠다.


2월 26일 수요일

방문해야 할 곳

공주 박물관, 공주 석장리 박물관,

공산성, 무령왕릉


2월 27일 목요일

낙화함, 부여박물관, 정림사지 5층석탑


세밀하게 여행을 세우는 타입이 아니라서 우선 가야 할 곳을 추리고 여유롭게 보면서 그때그때 정하기로 아들과 합의를 봤다.


"쫑아, 넌 어디를 제일 먼저 가고 싶어?"

"음, 재미있는 곳이 어디야?"

"글쎄."


나는 무엇을 볼지 고민했지만, 아들은 재미를 찾는다. 과연 이번 여행이 아들에게 어떤 맛이 될까? 우리는 속기시대부터 보기 위해서 공주 석장리 박물관을 첫 번째 여행지로 정했다. 과연 여행은 무사히 시작되어 끝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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