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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은숙 Feb 23. 2017

5. 평생직업, 어떻게 찾아야 할까?

1.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대한민국에 평생직장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사라진 개념"이라고 답했다.  지금 다니는 직장이 평생직장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72%가 아니라도 답했다. 또한,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도 대부분의 직장인이 평생직업은 아니라고 답했다.


1980년대까지는 보수가 높고, 복지혜택이 좋고, 평생 고용을 보장받는 일자리가 안정된 일자리였고, 그런 안정된 일자리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 이른바 '평생직장'을 갖기 위해 애쓰던 시대였다.

IMF를 지나면서 직업 환경은 많이 달라졌고, 평생직장은 없다고 말하며 사람들은 이제는 평생 할 수 있는 일 즉 "평생직업"을 가져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말한다.


평생직업, 어떻게 찾아야 할까?


세상의 모든 궁금증을 풀기 위해, 우리가 가장 먼저 찾는 이른바 정보의 바다 인터넷을 찾아보자. '평생직업'을 검색하면, 다 읽을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정보들이 쏟아져 나온다. 미래의 유망 직업을 소개하는 내용과 '평생직업'을 보장한다는 유망자격증에 대한 홍보가 대부분이다. 평생직업을 찾으라고는 하는데, 어디를 봐도 뾰족한 답은 없다.



2.

변호사가 되면, 평생 직업이 보장될까?

한 때, 사법시험 합격은 수직상승의 지름길이었다. 물론, 지금도 변호사는 많은 부러움을 받는 직업 중 하나이기는 하다. 하지만, 확실히 과거와는 달라졌다. 2015년 개인사업자로 활동하는 변호사 중 한 달 수입이 200만 원이 채 되지 않는 비율이 17%나 된다고 한다.   변호사라는 직업을 가졌다는 것만으로 평생직업을 가졌다고 안심할 수 있을까?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을 가고, 졸업을 하면 좋은 회사 ( 급여와 복지 혜택이 좋은 대기업)에 취업을 하거나 고소득 전문직( 의사, 변호사, 공인 회계사 등의.... 이른바  "사"짜 달린 직업)을 갖는 것이 성공적인 삶의 루트로 생각돼왔다.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좋은 회사"가 나의 평생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현실을 알게 되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고소득 전문직"은 평생의 먹거리를 보장하는 "평생직업"이 될 수 있을까?


앞서 보았던 변호사뿐 아니라, 의사의 경우도 입지가 좁아지는 것은 마찬가지다. 개인병원의 폐업률은 2013년 기준 84%이고, 이 수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 출처 : 2017년 2월 8일, 경향신문 )


인구가 감소하면서 시장의 수요는 감소하고,  변호사나 의사가 되는 사람은 많아지면서 경쟁이 심화된 것이 주된 원인이다. 하지만, 공급 과잉만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제는 사람들 사이의 경쟁뿐 아니라 기계와도 경쟁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미국에서는 판례를 분석하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법률 회사들이 늘어가고, 법조문이나 판례를 기반으로 법률 상담을 하는 "로봇 변호사"가 도입되고 있다. 의료계에서도 로봇 의사가 이미 도입되어 활용되고 있다. 의료계의 알파고라 불리는 로봇 의사 "왓슨"의 암 진단율 정확도는 96%에 이른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가천의대에서 로봇 의사를 도입하는 등,  전문직에서의 로봇과 인공지능과의 일자리 경쟁은 이미 시작되었다.



그럼, 공무원이나 교사가 되면, 괜찮을까?

국가가 고용한 인력이니 기업보다는 실직의 위험이 적을지는 모르겠으나, 이 역시 "수요"의 감소를 피할 수는 없다. 학생수가 급격이 감소하는 것을 고려한다면, 필요한 교사의 수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인구학자인 조영태 교수에 따르면 2017년에는 1만 6000명 이상의 교사가 잉여 인력이 된다고 한다. ( OECD 평균인 교사 1인당 학생 수 14.5명을 기준으로 했을 때의 수치)  학생 수가 감소할수록 학생 수 대비, 교사의 수는 필요 이상으로 많아지게 되고, 수요가 없는 공급에는 불안함이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럼 도대체 뭘 하란 말인가?


그 "뭘 할지"를  결정하기 전에, 그것을 찾는 과정이 평생직업의 핵심다.


이렇게 빠르게 직업이 생겨나고 소멸하면서 변화하는데, 지금 있는 직업 중에서 하나를 정하여 그 직업을 "평생"동안 안정되게 유지하는  "평생 직업"이라는 것이 있을 수 있을까?

 

공급 과잉 때문이든, 과학 기술의 발달 때문이든, 인구 구조의 변화 때문이든... 이유가 어떻든 직업을 둘러싼 환경은 변하고 직업은 흔들린다. 일단 되기만 하면, 영원히 흔들리지 않는 소위 말하는 "안전빵"인 직업은 없다.



3.

평생의 업(業)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 '업'이란 지금 시대에 존재하는 수많은 직업 리스트 중 유망하다고 생각하는 하나를 골라, 그 일을 전문적으로 잘하게 되도록 훈련하라는 말은 아니다.


직업이란  회사를 떠나서도 할 수 있는 '일'을 말한다.  전문적인 기술이나 지식을 바탕으로,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활동을 할 수 있어야 '직업'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내가 하는 일을 컴퓨터나 기계가 대신할 수 있거나, 너무 많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거나, 또는 일의 결과물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적어진다면 그 일의 가치는 감소하게 되며, 결국 나의 직업은 흔들리게 된다.


과학 기술이 발달하면, 많은 일을 컴퓨터나 기계가 대신할 수 있다. 전망이 밝은 일거리에는 언제나 많은 사람이 몰려든다. 사람들은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기 때문에 내가 만드는 "결과물"은 언제든 다른 사람의 "또 다른 결과물"로 대체되어 시장에서 외면받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나는 직업을 잃게 된다.


내가 하는 일의 결과물이 계속해서 시장에서 선택받고, 경쟁력을 가지게 하고 싶다면 시장에 맞추어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기계가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남들보다 한 발 앞 서 보고, 반 발 앞 서 움직여 시장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시장의 변화에 따라 내가 만들어내는 결과물도 변해야 한다.


평생직업을 갖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언제든 변할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것이다.


지금 당신은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습니까?

당신의 결과물은 시장의 러브콜을 받을 만큼 충분히 매력적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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