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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은숙 Feb 12. 2017

4-(1) 긱 경제

Gig Economy

1.

앞 선 글에서 "노동 시장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사실, 정규직이 줄어들고 비정규직이 늘어난다는 것은 이미 피부로 느껴지는 변화이다.

하지만, 정규직이나 비정규직의 문제가 아니라 '풀타임 고용'이 소멸하고, 프리랜서가 주를 이루는 고용시대가 올 것이라는 것은 아직 피부로 와 닿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준비한 코너로, 이 글은 "노동시장의 변화 부록 편"으로 보면 적당할 것 같다.


핑크빛 희망을 주는 것도 아닌,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불안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미리 알고 준비해서 잘 대처하면 된다는 가능성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다.



2.

긱 경제 ( Gig Economy )

( 그림 출처 : 한국 경제 신문 )
긱(Gig)의 사전적 의미
 (1) 대중 음악가나 코미디언의 공연
 (2) 임시로 하는 일

1920년대 미국에서는 재즈 가수가 공연장과 공연 계약을 맺고, 공연장 주변에서 연주자들을 그때 그때  섭외해서 공연을 했다고 한다. Gig은 이렇게 단기 계약으로 공연을 이어가던 것에서 유래된 것이다.


현대에 와서는 기업이나 소비자가 필요할 때마다 임시직을 섭외해 일을 맡기는 방식이 주를 이루는 경제 형태를 '긱 경제'라고 부르게 되었다. 컬설팅 업체 맥킨지는 긱 경제를 한 마디로 "디지털 장터에서 거래되는 기간제 근로"라고 정리했다. 앞 선 글에서 소개한 'upwork'나 '잡파트너'를 떠올리게 한다.


긱 경제 초기에는 주로 IT 개발업체에서 디자이너나 스토리 작가, 앱 개발자 등을 프로젝트 단위로 고용하여 일을 하는 형태였는데, 2007년 아이폰이 나온 이후 모바일 사용이 증가하면서 공유경제가 확산되고, 그 결과 미국을 중심으로 긱 경제가 급격하게 활성화되고 여러 분야로 영역을 넓히기 시작하였다.


3.

긱 경제가 일반 프리랜서와  다른 점은 모바일 안에 일정한 플랫폼을 두고 수익을 창출한다는 것이다. upwork가 해야 할 일이 있는 사람과 일이 필요한 사람을 연결해주고 이익을 얻는 것과 같다. 차량 공유 플랫폼 기업인 '우버'의 경우, 약 150만 명의 드라이버와 계약을 맺고 차량을 필요로 하는 고객과 연결해준다. 우리나라의 카카오 드라이버 역시 긱 경제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드라이버는 카카오와 계약을 맺고 운전을 원하는 고객이 있을 때, 일을 하고 수익을 얻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 그림출처 : KBS )


긱 경제가 단순 서비스 영역에만 제한된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법률이나 의료, 컨설팅 등의 전문직 고학력으로 긱 경제가 확장되는 추세이다. 영국에서는 매년 대형 컨설팅 회사 전체 직원의 약 20%가 회사를 떠나 독립 컨설턴트로 활동을 시작한다고 한다. 이들 독립 컨설턴트를 일컬어 "긱 컨설턴트"라고 부르는데, 그 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4.

긱 컨설턴트의 증가는 스스로의 선택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어진 환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고, 업계 전체를 넓게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은 자율 경쟁 시장인 "긱 경제 시스템"에 적응하여  큰 성공을 거둘 수도 있다.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고, 금전적 보상을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회사 내에서 주어진 일만 하는 경우보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얻게 되는 경험이 자신의 능력을 키우는데 더욱 보탬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풀타임 일자리를 얻기 힘들어서 어쩔 수 없이 긱 경제로 이동하는 경우도 있다.  블루 컬러라고 하는 육체 노동자들은 계와 로봇에 의해 일자리가 대체되면서 일자리가 줄어든다. 화이트 컬러라고 하는 지식 노동자들도 인공지능에 의해 일자리가 축소된다. 일자리 축소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밀려서  긱 경제로 이동한 사람들의 경우 대부분 진입 장벽이 낮은 일자리를 갖게 되므로, 일자리의 질과 수입의 측면에서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과 컴퓨터, 로봇과 같은 기술 발달에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흐름이고, 긱 경제가 활성화되는 것도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다.


물론, 우리나라는 "아직", 아직은....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와는 상관없는 얘기는 분명 아니다.

변화는 언제가 내가 생각하는 것보 빠르게 그리고 조용하게 다가온다.



5.

 긱 경제가 활성화된다면 어떤 점이 좋고, 어떤 점이 걱정스러울까?


필요에 따라 일하고, 이익을 분배받는 시스템이므로 즉.. 일한 만큼 버는 시스템이므로 일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다. 작게 잘린 일자리지만 거래가 활발히 일어나면서 고용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다.  무엇보다 노동 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노동 시장의 유연성이 커지는 만큼 안정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고정적인 일자리와 급여를 갖지 못하기 때문에 일자리를 끊임없이 찾아야 하는 불안함과 수입의 불확실성이 존재할 위험이 높다.


힐러리 클린턴은 대통령 선거를 치르면서 후보 시절, 긱 경제에 대한 언급을 많이 했다.

"우버 서비스 등이 만들어낸 긱 경제가 새로운 기회와 혁신을 제공하고 고용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노동 안정이 보장되고 있는지 '좋은 일자리'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다."



모든 일에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

변화를 피할 수 없다면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려면, 예상되는 우려를 피하고, 기대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한 발 앞서 보고, 반발 앞서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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