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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힘내자 Feb 22. 2024

영화<국제시장>을 보고 어르신들 생각을 해봤다.

'태극기부대'라 불리는 그들을...




넷플릭스에서 2월 25일까지만 볼 수 있다고 해서 봤다.

(왜 아직도 이 영화를 안봤냐고 묻지 마시라. 영화 보는거 원래 안좋아해서 흥행작 거의 다 안봤다)


이 영화는 뻔한 스토리라서 큰 감동은 받지 않았다.

한국형 신파(?)에 질렸다고나 할까.

어떤 내용일지 딱 봐도 짐작이 되니까 그닥 끌리지 않았다는 게 맞겠다.

마지막에 이산가족 찾기에서눈물 찔끔 흘리긴 했지만 그 외에는 그냥 그랬다.






대신 이 영화를 보며 <태극기부대>를 생각했다.

태극기 부대 어르신들의 신념, 젊은이들은 절대 이해할 수 없는 보수성향의 어르신들의 모습을 황정민이 연기하는 캐릭터에서 봤다.


덕수(황정민)는 한국전쟁 때 흥남부두에서 아버지와 헤어진 후, 어린 나이에 장남이라는 이유로 집안의 가장이 된다.

어린 동생 두명과 엄마를 위해 공부도 포기하고 일찍부터 생계를 책임지는 덕수는 독일 광부로 파독되어 광산에 매몰되기도 하고, 베트남 전쟁에서 다리를 다치는 등, 죽을 목숨을 여러 번 살리면서 대한민국 격변의 시절을 고스란히 겪어낸 인물이다.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자식들과 주변 사람들의 권유에도 고향을 떠나지 못하고 융통성 없는 모습을 보이는 덕수를 주변 사람들과 자식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그저 고집 센 노인네 취급을 할 뿐이다.



난 이런 성향의 인물을 <태극기부대>라고 불리는 곳에서 봤다.

한국 전쟁을 겪으면서 자연스레 반공성향이 강화되었고 어렵고 가난했던 한국의 시절을 고스란히 겪어온 인물들이기에 그 시절의 부흥과 자부심을 느끼시는 어른들.

늘 화가 나있고 소리지르지 않으면 존재가 없어지는 것처럼 구는 어르신들.



나는 보수주의자가 아니다.

태극기부대의 행보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뚜렷한 정치성향도 갖고 있지 않다.

다만, 이 영화를 보며 어르신들의 과거를 알 수 있었기에 그들의 힘겨웠던 인생의 노고를 공감할 뿐이다.



나는 그 분들의 고생과 노력으로 부유해진 한국에서 살고 있다고 본다.

먹고 사는 것이 바빠 제대로 배우지도 못했던 어르신들을 말이 안통하는 꼰대, 틀딱이라는 말로 비하하고 대한민국에 있어서는 안되는 존재라고 극혐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의 이해심을 가져보자고 말한다면 오바일까.



미래를 잘 예측하여 내 후손들도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당장 한 시간 뒤의 일도 모르는데 미래를 어찌 책임질 수 있을까.

내가 할 수 있는 건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내 과거의 영광을 부정당한다면 나라도 서글플 것 같다.

그 과거의 결과가 후손들에게 고통을 주는 잘못된 일이었을지언정, 그것 또한 안고 가야할 우리의 역사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국제시장>을 보고 이런 생각을 해봤다는 후기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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