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 이선경(그냥)
오늘은 이른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비 오는 날은 좋은 날이다.
어릴 적, 엄마는 비가 오는 날이면 부엌 찬장에 차곡차곡 쌓아둔 누룽지를 꺼내 기름에 튀기셨다. 바삭하게 튀긴 누룽지 위에 설탕을 솔솔 뿌려주면, 그게 우리의 특별 간식이 되었다. 또 집에 있는 각종 채소들을 한데 모아 부침개를 부쳐주시고, 밀가루에 설탕과 소금을 약간 넣고 이스트를 더해, 하얀 백설기 같은 밀가루찜 케이크도 만들어주셨다.
오늘은 그림책 -오늘은 웃으며-를 읽는다. 어제의 기분이 오늘에 이어지지 않도록, 아침부터 다짐한다.
의식적으로 입꼬리를 올려 미소 짓는다. 오늘 그림책은 단순하게 제목에 이끌려 선택했다.
하지만 그림책을 읽으며 어릴 적 추억이, 오늘의 빗소리와 함께 떠오른다.
비 오는 날, 엄마가 만들어준 간식을 동생들과 옹기종기 모여 나눠 먹으며 깔깔 웃던 그 시간. 따뜻했던 온돌, 시원하게 들어오던 창밖의 공기. 그 모든 것이 지금 내 눈앞에 펼쳐진다.
어느새 나는 진짜로 미소 짓고 있다.
오늘은, 비가 오는 날.
그래서 더 좋은 날.
오늘은 웃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나를 사랑한다. 그리고 이 웃음이 내일도 또 다른 내일도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
2025년 5월 9일 금요일 오늘
이선경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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