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 이선경(그냥)
오늘은 놀터에서 아이들이 자신의 의견을 내고, 직접 프로그램도 운영해보는 날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아이들의 의견보다는 정해진 프로그램대로 따르면 된다. 이 모습을 보고 있자니 불편한 마음이 든다.
오늘은 그림책 -더 이상 아이들을 먹을 수는 없어!-를 읽는다. 아이를 먹는 괴물 이야기라니, 기괴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리 낯설지 않다.
정말 아이들을 위한다고 말하는 이곳은 과연 누구를 위한 공간일까. 나는 왜 이렇게도 못마땅한 마음이 드는 걸까.
잘못된 방식이 당연한 문화처럼 자리 잡은 곳. 아이들을 위한다고 말하면서, 정작 그 아이들을 소모하고 있는 건 아닐까. 정책과 필요라는 이름 아래 시간을 때우고, 기록만을 남기며, 결과만을 따지는 것은 아닐까.
그림책 속 괴물들은 이제 아이들을 먹지 않는다. 그리고 먹히지 않은 아이들은 괴물만큼이나 크고 건강하게 자라난다. 그리고 깨닫는다. 자신들이 아이들과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아이들은 부지런히 자라서 어른이 되었어요.
다자란 아이들은 조금씩 괴물들 사이에 섞여들어갔습니다.
아이들은 이제 자유였어요.
우리에게도 그런 깨달음이 필요하지 않을까.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그들이 자라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 아이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일. 정해진 틀 안에 순응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살아갈 힘을 기를 수 있도록 곁에서 함께하는 일. 그것이 진짜 아이들을 위한 일이 아닐까.
그래도 오늘 내내 씁쓸했던 마음이, 아이들의 웃음에 사르르 녹아내린다.
2025년 5월 10일 토요일 오늘
이선경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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