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 이선경(그냥)
오늘은 5월 셋째 주 월요일, 성년의 날이다.
만 20세가 된 이들에게 성인이 되었음을 축하하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과 자각을 다지는 날이다. 의미를 생각해보면, 단순한 기념일 그 이상이다.
아침, 큰아이가 말했다.
“오늘 성년의 날이야.”
“그래? 오늘 일찍 와. 장미와 향수와 키스를 너에게 주겠다.”
내 장난스러운 말에 아이는 대답 대신 무표정한 얼굴을 지어보이곤 조용히 집을 나섰다.
올해 성인이 된 딸은 내게 여전히 아이처럼 느껴진다. 짧은 대화속에 웃음이 나다가도, 작은 당부 하나를 전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나는 일찍 어른이 되어야 했다. 부모님이 일하러 나가시면 대신 동생들을 챙겨야 했고, 가끔은 감당하기 어려운 책임을 맡기도 했다. 그 시절의 나는 넘어지면 안 되는 줄 알았다. 넘어지는 법도, 다시 일어서는 법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그저 주저앉아 울던 기억이 남아 있다.
그래서인지 성년이라는 단어는 내게 책임과 무게, 도망치고 싶은 압박으로 다가왔다.
오늘은 그림책 -멋지게 넘어지는 방법- 을 읽는다. 기쁨에 달리다 작은 돌멩이에 걸려 넘어지는 유미의 모습이 어쩌면 우리 아이같기도 하다.
나는 아이에게 말해주고 싶다. 넘어져도 괜찮다고, 넘어짐은 실패가 아니라 살아가는 과정 중 하나라고. 멋지게 넘어진다는건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는 뜻이라고.
괜찮아.
누구나 넘어지니까.
대신 내가 멋지게 넘어지는 방법을 알려줄게.
넘어졌을 때 너무 두려워하지 않기를.
그 자리에 잠시 멈췄다가 다시 일어설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누구나 넘어질 수 있다는 걸 기억하며 자신을 다그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란다.
오늘은 성년을 맞이하는 아이에게 전하고 싶은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정리하는 나를 사랑한다.
2025년 5월 19일 월요일 오늘
이선경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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