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 이선경(그냥)
주름 때문이 아니야!
오늘은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본다.
내 형제들은 하나같이 올망졸망 귀엽고, 오똑한 코에 도토리 같은 얼굴형, 반짝이는 깊은 눈매를 가졌다.
그런데 내 얼굴은...
5층에서 떨어진 메주 덩어리, 게다가 들창코.
친척들은 나를 볼 때면 '비오면 빗물 다 들이치겠다'며 놀려대며 재밌어했다.
하지만 난 정말인지 하나도 재미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엿든 아빠의 이야기 '우리애가 막 예쁘진 않지만 귀염성은 있어~' 헉! 아빠도 내가 예쁘지 않구나... 속상했다.
가뜩이나 낯가림 많고 수줍음도 많은 나는, 골목길을 걸을 때 누군가 마주 오기라도 하면 후다닥 옆 골목으로 피해 다니기 바빴다.
사람들의 눈이 무서웠다.
누구에게도, 나를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다.
그리고 내가 아이를 낳았다.
아이는 나를 꼭 빼닮은 아이였다.
그런데 너무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럽다. 그제야 나는 알게 되었다.
그냥 있는 그대로, 존재 자체로 우리는 사랑스럽고 귀하다는것을.
오늘은 그림책 '주름 때문이야'를 읽는다. 멋진씨가 얼굴 가득한 주름을 발견하고 사람들을 피하고 좋아하는 아이스크림도 즐기지 못한다.
내게 익숙한 모습이다.
나 역시 사람들이 내 단점만 보고 나를 판단할까 걱정했었으니까.
실은 내 자신이 가장 가혹한 시선으로 나를 바라봐왔던건데.
책 속 질문 이 모든것이 '주름 때문일까' 라는 문장은 내가 힘들어했던 것이 정말 내 얼굴 때문일까?, 비가 들이칠것 같은 들창코 때문일까?를 생각하게 한다.
주름 때문에 잊고 있었어.
내가 좋아하는 내 모습.
오늘 나는 답한다.
"아니"라고.
정말 문제는 내가 단점이라 믿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나의 마음이다.
멋진 씨가 주름 때문에 잊고 지내던 자신을 좋아하는 마음을 다시 발견하고, 일상의 즐거움을 하나 둘 되찾아가는 장면은 내게 적잖은 위로가 된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도 충분히 괜찮다는 것.
그래서
오늘 나는 내게 이야기한다.
"괜찮아, 너는 있는 그대로 충분해"
2025년 4월 11월 금요일 오늘
이선경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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