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 이선경(오늘)
오늘 아침!!
며칠 전, 딸이 잃어버렸다고 했던 지갑이 우편으로 도착했다. 없어진건 없는지 안을 확인하던 중, 스티커사진 한 장이 눈에 들어왔다. 남자친구와 다정히 찍은 사진이었다.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우리 딸은 이제 스무 살, 어엿한 성인이다.
어릴 땐 일기장을 자랑하고, 새로운 그림을 그릴 때마다 내게 보여주곤 했다.
또 속상한 일이 있으면 여과없이 내게 털어놓던 아이였다.
그 아이에게 처음으로 ‘비밀’이란게 생긴것 같다.
당황스러움, 섭섭함, 심지어 약간 화가 나기까지.
왜 몰랐지? 왜 말 안 했을까? 혹시 내가 믿을 만하지 않아서일까?
한편으론 그저 아이의 사생활이고, 자연스러운 성장의 한 장면일 뿐인데… 싶어
감정을 다잡으려 애를 써본다.
하지만 걱정과 궁금함이 자꾸 마음을 울렁이게 한다. 직접 물어볼까?
그런데 그게 ‘엄마의 관심’일까, 선넘는 ‘오지랖’일까.
오늘은 -엄마 자판기-를 읽는다.
신우는 너무 바쁜 엄마가 야속해, 엄마가 사라졌으면 하고 생각한다.
그리고 진짜로 엄마가 사라진 아침, 그 앞에 ‘엄마 자판기’가 나타났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아이가 원하는 모습의 엄마가 나오는 기계다.
아이를 위해 피자도 만들고, 공주 놀이도 하고, 셀카도 함께 찍어주는 엄마들이 나오는 내용이다.
만약 나에게도 그런 자판기가 있다면, 나는 어떤 버튼을 눌러야 할까?
“적당한 거리에서 기다려주는 엄마”
“묻지 않아도 알아주는 엄마”
“화내지 않고 들어주는 엄마”
“다 컸다는 걸 인정하는 엄마”
그 중 하나를, 아니 어쩌면 모두를 눌러야 하지 않을까.
아이의 비밀은, 이제 아이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증거인지도 모르겠다.
엄마 몰래 이불속에서 핸드폰을 보았다.
어떻게 알았는지 엄마가 또 소리를 질렀다.
내가 불편함을 느낀 건, 아이가 변한 게 아니라 엄마인 나도 한단계 더 성장하는 기회일지도 모르겠다.
딸에게 묻고 싶다.
“그 사람, 좋은 사람이야?”
“너는 마음이 어때?”
하지만 그 말들이 부담이 되지 않도록,
오늘 나는 '어떤 엄마가 되어야 할까'를 엄마 자판기 앞에서 고민한다.
아이에게 가장 덜 간섭하고, 가장 많이 사랑하는 방식으로 다가갈 수 있기를 바라면서...
오늘은, 아이에게 내 감정이 일어나는대로 반응하지 않고 내 마음을 먼저 돌아본 나를 칭찬한다.
2025년 4월 23일 수요일 오늘
이선경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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