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단상
시간이 나면 산엘 간다.
할 일을 하고, 남는 시간에 산에 가는 단순한 일상.
산에 가면
발걸음마다 이런저런 단상들이 찾아든다.
유난히 찾아드는 글손님이 많았던 어제의 산길.
내려가면 곧 잡히지 않고 날아갈 것을 예감했던지
이것만은 써야지 하고 한 꼭지를 꼭 부여잡았는데,
오늘,
다만,
'무딘 몸' '예민한 마음' '몸에게 미안함'
등등만 남기고는 놓쳐버린 풍선처럼 멀리 날아가버렸다.
다시 어제로,
그 산, 그 시간으로 돌아가면 잡을 수 있을까?
고개를 가로젓는다.
또 다른 풍선을 손에 쥘 수는 있지만
내가 놓친 그 풍선은 아닐 것.
마음에 남은 후회를 따라 시간을 거스른대도
잡을 수 있는 건,
과거의 또 다른 새로움 뿐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