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부터 갑자기 하고 싶던 뜨개질은,
연초까지 이어진 독감에 밀려나 버렸는데,
겨우 떨치고 일어나서도 여전히 하고 싶지 뭔가!
몇 년 전 즈음 이런 때가 또 있었던가,
그때 잠시 만지작하다 이내 벽장 속에 갇혀버린 털실과 코바늘은 구해낸다.
유튜브를 켜고 네 잎클로버니 하트니 간단한 것들을 따라 만들다가
급작스레 솟구쳐버린 자신감에 카드지갑을 떠야겠다고 마음먹어 버린다.
되도록 단순한 것을 찾아 잠시 따라 하다
이내 짜증이 나 버렸다.
뜨개질이 아닌 따라 하는 것에 대한 싫증.
이러면 되지 않을까
약간의 고집을 더해
내 생각대로 뜨개질을 시작한다.
하나, 두울,, 세에엣...
분명히 세어 가면서 했는데도
한 단을 돌아오면 자꾸만 코 수가 달라진다.
신비로운 오류의 순환을 거듭하다,
숫자 세기를 멈추고
내가 그동안 떠온 모양을 가만히 살피며
내가 만들어 온 것을 따라 떠 나가본다.
그러자 이내
뭔가 나름의 규칙적인 틀이 생겨나고
제법 모양이 갖춰진다!
그리고
완성.
삐뚤빼뚤 하지만,
내 생각대로 만들어진 내 것.
그건 마치
남들과는 좀 다르고,
세상이 말하는 정답과는 많이 달라도
내 생각대로 만들어갈
삐뚤빼뚤
사랑스런 내 인생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