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단상
길가에 싸고 싱싱해 뵈는 수박이 보입니다
당신을 만나러 가는 길,
들고 가기엔 무겁지요
근처 벤치에 앉아 약속시간을 기다리며
살까, 말까
그러다 약속시간은 다가오고
냉장고에 넣어 놓고
내일 시원하게 먹을 생각에
아니 그 핑계로
오늘 함께 술에 흠뻑 취할 생각에
작고 알록달록한 노점으로 갑니다
이런,
고민하는 사이 수박은 다 팔려버렸답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싱싱한 쌈배추와 고운 색 파프리카를 샀으니까요
조금 아쉬운 발걸음을 돌리는데
보리새우~세상에서 쩰~로 좋은 보리새우여요~
라는 소리에 발걸음을 다시 돌리고
오천 원 치 보리새우가 담긴 까만 봉지를 달랑대며 당신에게 갑니다.
이제는 완전히 괜찮은 거 같습니다
시원한 수박대신 쩰로 좋은 보리새우를 넣고 배춧국을 끓일래요
그러니 오늘 흠뻑 마셔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