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나가야 할 일이 생겨 아침 운동 시간이 빠듯했다.
잠시 망설이다 좀 빠르게 돌고 오자 생각하고 거의 매일 가는 얕은 동네산으로 향한다.
초입부터 녹진하고 달큰한 향을 뿜는 찔레꽃이 내 발길을 붙잡더니,
무리 지어 핀 애기똥풀꽃,
바다의 짠기를 머금어 더 깊은 향을 내뿜는 아카시아,
잘 볼 수 없는 파란색의 패랭이꽃 무리,
좀 이르게 핀 연꽃,
연못을 모네의 그림으로 만드는 붓꽃들,
하다 하다 땅바닥에 떨어져 콕 박힌 빠알간 버찌 한알까지!
어느 것 하나
내 눈을, 내 발을 잡지 않는 것이 없어
오월의 산책은,
더디고 더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