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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하랑 Jan 08. 2022

용기에 최선을 더해

새해의 마음가짐

Hello, 2022



괜찮다 생각하다가도  순간 서러움이 몰려올 때가 있다. 마흔을 앞두고 있어서일까, 아쉬움은 아쉬움으로만 남지 못하고 기어코 감정을 나락으로 끌고 간다. 수많은 가정과 상상은  다른 곳으로 데려가고, 여기에 남아있는 나는 필연적으로 무기력해진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금요일 오후, 오랜 친구와 대화를 나누며 내가 또다시 우울의 굴레에 빠졌음을 깨달았다. 서로 달라진 삶의 내용을 온전히 받아들일 상태가 아님을, 친구의 말과 행동을 순수하게 인정할 수 있는 마음이 아님을 알게 된 후 조금 더 우울해졌다.

이런 상태가 되면 상황을 이성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워진다. 객관적인 누군가가 ‘너 지금 괜찮아, 잘 살고 있어.’라고 수없이 말해준다고 해도 그건 의미 없는 읊조림에 불과하다.


이럴 때 필요한 건 침잠이다. 필요한 만큼 우울을 즐기고 내려갈 만큼 내려가서 실컷 웅크리고 난 후에야 다시 걸을 수 있음을 안다.

바닥에 가라앉아 한 해를 복기한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이 거절당했고, 덜 쿨해졌으며, 더 상처받았다. 나이에 비례해 마음이 단단해지면 좋으련만, 비례하는 것은 나약함이다.

올해를 시작하며 정해 둔 키워드는 ‘용기’. 선택과 결정이 필요한 순간마다 용기 낸 결과는 지금의 서러움이다.


정말 그럴까? 거절은 거절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것은 내가 문을 두드렸다는 뜻이기도 하다. 작년보다 더 많이 시도했고, 더 많은 평가를 받았고, 더 많은 경험을 했다는 뜻이다. 마음이 단단해지지 않았음은 아직도 예민하게 감정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이다. 용기 내지 않고, 상처받지 않는 삶은 과연 서럽지 않았을까?


나의 현재를 인정한다. 좀 더 나아지길 바랐던 욕심과 뜻대로 되지 않았던 모든 상황들과 그럼에도 노력했던 순간들을 받아들인다. 하나의 드라마가 끝나면 다른 드라마가 나오듯 ‘올해 끝, 내년 시작!’이 될 수는 없다. 21년은 끝나가지만 나의 시간은 연속적이기에 올해의 서러움이 새해엔 서러움으로만 끝나지 않을 것을 믿는다. 그 믿음을 실현하기 위한 새해의 키워드는 ‘최선’이다.

최선을 다해 다시 용기를 내고, 그로 인해 거절당하고 상처받겠지만, 가끔이라도 결실을 맺을 것이다. 그게 결실임을 알아볼  있을 것이다.


                                                            [22년을 앞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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