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ODAL LETTER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랑 Mar 06. 2024

공정함과 무임승차

일의 과정과 개인의 역할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뽀로로에서 친구들과 빵을 나누어 먹는 장면이 있습니다. 친구들은 함께 나누어 먹기 위해 빵을 배분합니다. 그런데 포비라는 친구는 해리라는 친구보다 무려 10배 이상 몸집이 큽니다. 그래서 배분하는 친구는 빵을 배분할 때 친구들의 크기에 맞춰 나누었습니다. 큰 친구에게 더 많은 양의 빵을 배분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배분을 하니 제일 작은 빵은 해리의 몫이 되었습니다. 자신의 빵만 제일 작다고 불평을 합니다. 그러자 배분한 친구는 이렇게 말합니다. “해리야, 포비는 너보다 크니까. 포비의 빵이 너보다 큰 거야.” 배분한 친구는 자신이 배분한 기준에 대해 설명하지만, 해리는 제일 작은 자신의 빵을 보니 속상해 합니다.


과연 어떻게 배분하는 것이 공정할까요? 빵을 정확하게 인원 수 만큼 나누어 분배하는 것이 공정할까요? 공정한 것이란 어떤 기준을 가지고 있으냐에 따라 공정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HR을 담당하시는 분들은 ‘공정함’이라는 키워드로 늘 고민하고 또 고민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늘은 조직에 머무르게 하는 힘, 공정함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 공정함, 세대 간의 단어 해석의 차이


어김없이 올해도 돌아왔습니다. 2023년 한 해를 어떻게 보냈는지 정리하고, 그에 따라 기업마다 성과급 파티가 시작됩니다. 이번 성과급에 대한 한 줄 피드백을 하자면, 두둑하거나 없거나 입니다. 기업 별로 성과급에 대한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업 성과급에 대한 기사들도 줄줄이 비교를 통해 이어집니다.


이렇게 성과급 비교 기사들이 쏟아져 나올 때 쯤이면, 21년 초 뜨겁게 달군 성과급 기사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SK하이닉스 4년차 직원 A씨가 임직원들에게 이익분배금(PS) 산정 기준, 경쟁사 대비 성과급이 적은 이유 등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단체 이메일을 보낸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쏘아 올린 공은 젊은 직원들 사이에 분노가 퍼졌고, 이후 다른 계열사, 대기업, IT기업으로 확산되었습니다. 이후 이 상황을 잠재우기 위해 CEO들이 나서게 된 일들이 발생하였습니다.


�참고자료 보러가기(출처-동아일보)


공정함에 대한 높은 가치 기준


청년들이 공기업, 공공 기관으로 몰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블라인드 채용이 확산되면서, 청년들은 더욱더 몰렸습니다. 청년들이 블라인드 채용을 선호하는 이유는 공정함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공기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려는 사건에 청년들이 반대를 한 이유도 공정함 때문입니다. 정규직과 달리 선발 방식이 까다롭지 않은 비정규직은 노력 없이 쉽게 정규직 전환 되어 공정함에 위배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노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 노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중요한 것입니다.

왜 이렇게 공정함을 외치는 것일까요?


부모보다 가난하게 사는 첫 번째 세대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어느 시대보다 학력이 높습니다. 자라온 과정은 치열한 경쟁의 연속이었으며, 강도 높은 평가에 익숙합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 열심히 살아왔지만, 그들에게 펼쳐진 세상은 저성장의 시대와 근로소득의 가치를 떨어트리는 부동산 가격이었습니다. 연봉 높은 직장을 구하더라도 부모 세대에서 이어지는 사회경제적 불평등은 그들을 허탈하게 만들고, 더욱더 공정함을 이야기하도록 합니다.


�참고자료 보러가기(출처-KBS뉴스)

�참고자료 보러가기(출처-DBR)


이만하면 괜찮지 않습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직장에서도 사회에서도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그러다 보니 ‘나중’ 이라는 말은 청년들에게 없습니다. 언제 이직 할지,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데 그들에게 나중은 없습니다. 그들은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가 필요합니다. 지금, 당장, 현실적으로 약속 가능한 확답을 원합니다. 그래서 결과에 대한 단기적인 보상이 중요한 것입니다.


심지어 MZ세대의 ‘괜찮은 일자리’ 판단 기준에서도 워라밸 다음으로 공정한 보상이 이루어지는 일자리가 중요하다고 높은 순위로 이야기를 합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 기업들은 당황합니다. 연봉제를 추구하던 기업들은 연차가 쌓이면 그에 맞게 더 보상해주겠다고 하지만 청년들은 공정하지 않다고 합니다.


옆에서 나보다 일하지 않은 과장님은 나보다 더 높은 연봉을 받고, 옆 회사는 우리보다 실적이 낮은데 더 높은 성과급을 받고 이 모든 것이 불합리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디지털로 정보가 공유됨에 따라 비교가 쉽게 가능해지고, 이해가 되지 않는 기준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합니다.


제조 중심이던 산업에서는 직급에 따른 연봉은 추후 보상과 같은 개념이었습니다. 우리 회사를 위해서 버티고 희생하면 추후에 보상을 해주는 방식, 승진, 평생 직장의 개념이었습니다. 그렇게 신입 때 조금 덜 받더라도 나이가 들어 책임질 사람이 많을 때, 연차가 쌓여 직급이 높은 때 더 많이 받는 형태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시대는 그렇지 않습니다. 스스로 살아남아야 하는 시대입니다. 보상도 경력도 역량도 스스로 챙겨야 합니다.


�참고자료 보러가기(출처-이데일리)


청년 인재들과 잘 지내려는 기업들의 노력은 필수


다행히 기업도 인재를 잡기 위해서 그들이 목소리에 반응을 합니다. 라떼는 그렇지 않았는데 왜 그러냐는 식의 반응으로 넘기는 것이 아니라 시대에 맞게 변화를 하려는 노력을 합니다.


로컬기업들도 고민합니다. 물론 우린 바뀌기 힘들다고 말하는 기업도 있을 수 있습니다. 혹은 바꾸려고 시도해도 기업 내부의 움직이지 않는 세력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감추려고 할 수록, 보수적으로 응대할 수록 좋은 인재를 얻긴 어려울 것입니다. 회사에서 원하는 적합한 인재를 예전처럼 찾아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디지털을 통해 정보는 끊임 없이 공유되고, 어디서나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는 만큼 기업에 관한 이야기는 쉽사리 퍼집니다. 기업에서 인재를 채용할 때 확인하는 평판 조회처럼, 인재도 기업의 여러 부분을 확인하고자 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잘 보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참고자료 보러가기(출처-한국경제)

�참고자료 보러가기(출처-조선일보)


기업에 맞는 공정한 보상의 다양성


공정한 보상이라는 것은 꼭 돈만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성과가 많이 나서 돈으로 즉각적인 보상을 해줄 수도 있지만, 시간에 대한 여유로 보상을 해줄 수도 있으며, 그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도 보상이 될 수 있습니다.


공정한 보상을 위한 방법으로 첫째, 개인의 성과에 집중하고 결과보다 과정에 다각적인 평가가 필요합니다. 성과를 판단하는 것은 단순한 기준이 아닐 것입니다. 결과만이 아닌 그들이 기울였던 노력, 도전, 희생 등 결과로는 알 수 없는 내용이지만, 향후 업무를 지속적으로 수행하는데 중요한 과정의 의미들을 찾아 보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도전하라고 하지만, 도전을 통한 실패를 인정해주지 않는다면, 그에 따른 성과가 미비해서 개인의 실적에 영향을 미친다면 점점 더 안정적인 선택만 하게 될 것입니다.


둘째, 보상의 결정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오픈이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알 수 없던 기준들을 통해 오해가 쌓이는 경우는 허다합니다. 함께 노력한 것에 대한 배분을 얼마나 치열하게 기업에서 하려고 했는지, 그에 따른 방안과 향후 보안을 같이 고민하길 원합니다. 만약 자신의 보상에 대한 결과가 차이가 나더라도, 그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하다면 쿨하게 받아주는 세대가 요즘 청년일 것입니다.


마지막, 그들이 성장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직무 교육 또는 업무 역량과 관련한 배움일 수 있고, 능력 있는 상사와 일하며 성장하도록 기회를 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새로운 프로젝트나 원하는 일을 경험할 수 있도록 전환을 시키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기업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뽀로로 이야기처럼 공정성에 관한 기준을 투명하게 한다면, 해리처럼 내 몫이 작아 속상하지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해리의 속상한 마음을 달래주는 것은 포비가 스스로 자신의 빵을 나누어준 나눔이었습니다.


이처럼 충분한 사전 협의와 논의 과정 통해 함께 할 기회들을 제공하는 것이 청년들의 마음을 달래고 회사에 몰입하도록 하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시 오달레터에서 공정성을 다룰 때는 로컬에서 노력하는 기업들의 소식을 같이 제공할 수 있길 바랍니다.



위 글은 오달레터로 배포되는 글의 일부를 발췌하였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풀 버전 확인 가능합니다.


https://www.notion.so/2024-02-012f0881e5a2498ab172acc5daf656ee?pvs=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