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얘길 잘 들어준다.
사람들은 내게 심리상담사가 되면 좋을 것 같다고 해서 오랜 시간 진지하게 고민 했던 날들이 있었다. 늘 그랬듯이, 한 번 결정하고나면 행동으로 옮겨버리는 성격답게 심리학공부를 위해 대학원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그 선택이 잘못되었다는 걸 아는 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사람들의 얘기에 공감을 잘 해준다는 장점이 도리어 내게는 해가 된다는 것을 공부를 하면 할 수록 심각하게 깨닫게 되었다. 내담자의 얘기에 귀 기울일 수록 역전이로 인해 몸과 마음이 힘들었다. 뭔가 해결해주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마음이 고통스러워 안되겠다 싶어 공부를 그만두었다.
글을 쓰는 사람이 된 지금, 타인과 연결된 여러 종류의 감정들이 뒤섞여 내 스스로를 힘들게 할때마다 글을 쓴다. 내 영혼에 감정의 찌꺼기를 흡수시키지 않고 모든 감정을 배출시킬 수 있는 종이가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작가가 되길 정말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