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연대, 이기주의의 탈출
나는 기본적으로 회사원은 노예라고 생각한다. 신분이 노예는 아니지만 회사를 다니는 기간동안은 회사원은 일종의 노예라고 생각한다. 사장이 시키는 일을 정해진 시간동안 좋든 싫든 무조건 해야되기 때문이다. 업무 내용, 방식, 기한 등을 내가 정할 수 없다. 직장마다 자율성의 차이는 있겠지만 결국 사장, 회사가 정한 범위와 규칙 아래에서 일을 해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노예와 다를바가 없다고 생각한다.
회사에는 직급의 차이가 있다. 신입사원부터 시작해서 대리, 과장, 차장, 부장, 임원(상무, 전무 등) 위계가 나눠져있다. 이들은 직급에 따라 권한과 의무, 보상이 모두 다르다. 그렇다면 여기서 어디까지가 노예이고 어디까지가 주인일까? 나는 모든 직장인은 다 노예라고 생각한다. 임원, 부장은 신입사원보다 권한과 보상, 책임이 더 크지만 그 형태는 노예와 다를 것이 없다. 임원과 부장 또한 사장(회사)가 시키는 업무를 회사가 시키는 방식대로 충실하게 수행해야되고 사장(회사)가 시키는 일을 잘 수행하지 못하면 결국은 쫓겨나게 되어있다. 그래서 임원과 부장 또한 열심히 사장(회사) 눈치를 보면서 열심히 일을 하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회사생활이란 각자가 회사의 노예라는 것을 인정하고, 노예끼리 괴롭히지 않고 최대한 서로의 편의를 봐주면서 주인(사장) 몰래 편하게 일을 하면서 월급을 받아가는 것이다. 어차피 노예생활을 하는데 죽어라 열심히하고 노예끼리 서로를 감시하고 괴롭히며 일을 할 필요가 없다. 각자에게 주어진 노동을 적당히, 편하게 하면서 하루 업무를 마치고 집에가서 주인으로써의 삶을 사는 것이다. 즉 퇴근 후 주인으로서의 삶을 살기 위해 회사에서 노예의 업무는 적당히 하면서 에너지를 남겨두는 것이다.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인가? 회사의 감시 시스템상 불가능한 이야기인가? 아니다. 어렵지 않다. 노예끼리 서로가 서로를 돕고 배려하면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지금 우리의 회사생할이 스트레스 받고 어려운 이유는 사장때문이 아니다. 노예가 스스로를 주인의 하수인으로 자청하고 서로를 감시하고 견제하며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회사생활이 힘들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신입사원부터 부장까지 다 같은 노예인데 왜 그렇게 서로를 감시하고 과도한 업무를 시키고 괴롭히고 할까?
노예끼리 서로를 못잡아먹어서 안달인 이유는 첫 번째로는 구조이다. 사장은 혼자서 100명, 1000명이 넘는 직원들을 감시할 수 없다. 사장 1명이 감시할 수 있는 직원은 끽 해봐야 10명 이내이다. 회사에서는 이걸 임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사장은 자신 대신 자신의 노예를 감시하고 관리하기 위해 직급과 관리자라는 구조를 짰다. 노예끼리 연대를 막고 상급노예라는 신분을 만들어 노예가 노예를 관리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 구조 속에서 노예는 연대를 못하고 오히려 주인행세를 하면서 노예끼리 감시를 하고 괴롭히고 괴롬힘을 당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이기주의이다. 사장은 상급노예가 감시 및 관리업무를 더욱 충실하게 하고 자신에게 충성을 다하도록 하기 위해 좀 더 많은 보상(월급)을 준다. 노예들은 이 많은 보상(월급)을 위해 다른 노예들이 더 많은 일을 하도록 명령하고 감시하고 관리한다. 타인을 짓밟아 자신의 이득을 더 크게 하기 위한 탐욕과 이기주의인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이기주의는 자신은 일을 덜 해서 몸이 편하기 위함이다. 사장이 상급노예에게 주는 또다른 당근은 업무를 전가할 수 있는 권한이다. 아주 일부 예외를 빼놓고는 기본적으로 회사에서는 자기가 하기 싫은 업무를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은 업무를 최대한 적게하고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업무를 넘겨주고 싶어한다. 자신은 일을 덜하고 남을 일을 더 시킬려면 아랫직원을 감시하고 쪼우고 관리할 수 밖에 없다. 그렇게 노예는 자신은 덜 일하고 남에게 더 일을 시키기 위해서 서로를 감시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노예생활을 좀 더 편하고 현명하게 하는 방법은 2가지이다. 우선은 자신이 노예라는 것을 인지할 것! 우리 모두가 회사에서는 노예라는 걸 인지해야 서로가 편한 노예생활이 시작될 수 있다. 자신 또한 회사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주인의 하수인이 되어 주인이 원하는 충실한 관리자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아름다운 노예생활은 이미 물 건너 간다. 그리고 주인이 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주인이 보지 않을때도 스스로를 혹사시키는 노예근성을 발휘하기 때문에 주인이 가장 원하는 근면한 노예가 될 것이다. 두 번째는 이기주의를 버릴 것! 사장의 감시에서 벗어나 정당한, 적당한, 편한 노예생활을 하려면 노예끼리의 연대가 필수적이다. 그리고 이 연대는 이기주의를 버려야만 가능하다. 내가 해야되는 일을 상대에게 넘겨주면서 최소한의 일을 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연대는 불가능하다. 우리의 적, 우리가 감시를 피하고 속여야 할 대상은 같은 노예가 아니라 주인임을 까먹으면 안된다. 행복한 회사생활을 위해서는 스스로의 일은 스스로가 하면서 서로가 좀 더 편하게 일을 할 수 있도록 편의를 봐주는 것이다. 그것이 편한 회사생활의 시작이다.
잊지말자. 우리는 회사에서 주인이 아니라 노예이다. 노예는 노예인만큼 일을 하면된다. 노예가 주인행세를 하려는 순간 우리는 다같이 힘들어진다. 공생을 위해선 노예임을 잊지말고 서로 연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