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길

by 강명철

나의 아버지는 사랑이 넘치는 아버지였다.

60년대 경상도 남자이지만 다른 아버지들보다 사랑이 넘치는 아버지였다.


어릴 때 엄마와 이혼을 해서 집을 떠난 아버지는

비록 같이 살진 않지만 아빠의 빈자리를 못 느끼게 해주려고 많은 노력을 해주셨다.


내가 살던 시골엔 학원이 없었고 학원버스도 우리 집까지 오진 않았다.

하나 있는 아들을 교육시키려고 아버지는 매일 저녁 학원 앞에서 기다려 집까지 나를 태워주셨다.

기초수급자라 친척집과 원룸을 떠돌면서 살았지만 내 학원비는 매달 마련해주셨다.

내가 살던 집엔 아버지가 없어지만 내겐 아버지가 있었다.


3월 어느날이었다. 벛꽃이 만개하여 흩날리던 날 나는 입대를 했다.

아버지는 내게 매일 인터넷 편지를 써주셨다.

아버지의 사랑을 글로써 본 건 처음이었다.


"사랑하는 아들아, 아들과 항상 함께 다니던 벛꽃길을 혼자 다니니 허전하고 아들이 많이 보고싶구나"


아버지의 편지를 받고 잊고있던 길이 떠올랐다.

시골집에서 시내로 나가기 위해 매번 지나야 했던 그 길이,

나를 위해 매번 아버지가 달려왔던 그 길이 생각이 났다.


그 시절 아버지가 나를 위해 달려왔던 모습이 떠올랐고,

젊은 아버지와 어린 내가 때로는 조잘조잘 떠들고, 때로는 웃으며 창 밖에 나무를 세던 기억이 떠올랐다.


수없이 지나가도 인지하지 못했던 그 길, 수없이 받아도 인지하지 못했던 아버지의 사랑

무심히 지나던 그 길은 내게 사랑의 길이 되었다.

다시금 사랑이 그리울 때, 이제는 혼자 지나도 같이 있는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그 길은 사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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