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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라서 글을 쓰는게 아니라 글을 쓰는 사람이 작가이다

by 강명철
작가라서 글을 쓰는게 아니라 글을 쓰는 사람이 작가가 된다.


우리는 살면서 원인과 결과를 뒤집어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요즘 나도 그에 대해 생각을 많이한다. 특히 어떤 일을 새롭게 시작할 때 '자격론'이 먼저 떠오른다. 건강한 사람이 운동을 하는거 아니야? 작가들만 글을 쓰는거 아니야? 음악가라서 음악을 하는거 아니야? 라고 이미 그 직업을 가진 사람, 혹은 어떤 성취를 이룬 사람만이 그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나이가 들면 들수록 이 생각이 강해지는 것 같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는 과정(원인)과 결과를 뒤집어 생각하는 것이다. 과정이 먼저 있고난 뒤에 결과가 만들어진 것이지 결과가 먼저 있고 과정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요즘 핫한 K-POP가수인 로제가 유퀴즈에 나와서 데뷔 스토리를 말한게 기억난다. 로제는 어릴 때부터 피아노와 노래를 좋아했다고 한다. 좋아해서 매일 피아노를 치고 노래를 연습했지만 본인이 가수가 될 수 있을지는 몰랐다고 한다. 우연히 YG글로벌 오디션이 호주에서 열렸고 본인은 나갈 생각도 안 했지만 아빠의 권유로 나가게 되었고 그때 합격하여 가수가 될 수 있을거라 생각치도 못한 소녀가 지금은 가장 핫한 K-pop 가수가 되었다.


로제가 이미 K-pop스타, 혹은 유명한 가수가 될 정도의 실력(자격)이 이미 있어서 노래를 불렀던 게 아니다. 먼저 좋아했던 노래를 계속 부르고 악기를 연습하다보니 가수가 된 것이다. 그리고 이는 비단 로제만의 경우는 아닐 것이다. 대부분의 작가, 음악가, 운동선수들 또한 먼저 글쓰기, 연주, 운동 등을 했고 나중에 그것이 직업이 된 것이다. 먼저 '자격'을 가지고 그 뒤에 행위를 해나간 것이 아니라 '행위' 뒤에야 '자격' 혹은 '직업'이 주어진 것이다.


그러니 주눅들어 시작 자체를 못 하거나 스스로 가능성을 제거할 필요가 없다. '내가 글을 쓸 자격이 있을까?' '내가 음악을 해도될까?' '내가 운동선수가 될 수 있을까?' 라고 고민하며 시작을 안하면 안된다. 애초에 행위를 시작할 '자격'이라는 것은 없으며 '글쓰기', '음악', '운동' 등 행위를 꾸준히 해야만 어떤 결과에 이르기 때문이다. 작가라서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글쓰는 사람이 작가가 되며, 강한 사람이 강한 행동을 하는게 아니라 강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 강한 사람이 된다. 원인과 결과를 바꿔 생각하지 말고, 자신의 가능성을 스스로 제거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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