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적은 언제나 이기주의이다.

by 강명철
사랑의 적은 경쟁자가 아니라 바로 이기주의입니다. - 알랭바디우, 『사랑예찬』


철학자 알랭바디우의 말대로 사랑의 적은 언제나 이기주의이다. 사랑의 시작에서도, 사랑의 중간에서도, 사랑의 끝에서도 이기주의는 우리의 사랑을 위협한다.


사랑의 시작단계에서 이기주의는 유사사랑, 가짜사랑을 만든다. 내가 돈이 없어서 별로 사랑하지 않지만 돈 많은 사람과 시작하는 연애, 명예욕 혹은 권력욕으로 상대의 배경을 보고 시작하는 연애, 자신이 성욕만을 채우려고 시작하는 연애는 모두 이기심으로 시작하는 가짜사랑, 유사사랑이다. 진짜 사랑이 있어야 할 자리를 유사 사랑, 가짜 사랑이 차지한 것이다. 또한 정말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지만 그 사람의 재력, 배경이 별로라서 사랑을 시작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 또한 나의 이기심으로 어렵게 찾아온 인연을 놓아버리는 경우이다. 이렇게 이기심은 시작단계에서도 사랑의 큰 적이된다.


사랑의 중간에서도 이기심은 어떤 것보다 큰 적이 된다. 이기심은 내 생각만을 고집하게 만들고, 내 돈을 아끼려고 하고, 나를 위해 상대를 고생시키려고 하고, 상대를 내게 완전히 맞추려고 만든다. 이기심으로 발생한 수많은 행동들이 나를 사랑하는 상대방을 지치게 만들고 종래엔 떠나게 한다. '너'보다 '나'를 우선시 하는 마음, '너의 기쁨/우리의 기쁨'보다 '나'의 기쁨을 우선시 하는 마음은 언제나 '우리'의 사랑을 교살한다. 사랑의 중간에서도 사랑의 가장 큰 적은 이기심이다.


사랑의 마지막에서는 어떨까. 사랑의 마지막에서도 이기심은 사랑의 큰 적이된다. 자신의 사랑이 끝났지만 헤어질 용기가 없어서, 혹은 안정감을 포기할 수 없어서 이별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상대를 더이상 사랑하지 않기에 상대에게 기쁨을 주려는 노력은 하지 않지만 관계는 잡고 있는 경우이다. 이는 아직 당신을 사랑하고 있는 상대에게 더 큰 상처를 주는 일이며, 한때 서로가 함께 나눴던 사랑을 모욕하는 일이다. 끝난 사랑을 붙잡고 있기에 자신의 새로운 사랑의 가능성 또한 막고있다. 사랑의 마지막에서도 이기심은 상대의 사랑, 함께 했던 사랑에 대해 모욕을 남기며 새로운 사랑에도 장애물이 된다. 사랑의 마지막에서도 사랑의 적은 이기심이다.


진정한 사랑을 시작하고, 소중히 찾아온 사랑을 종식시키지 않고, 함께 했던 사랑을 모욕하지 않으려면 이기심을 버려야한다. 지독하게 떨치기 어려운, 그래서 우리의 사랑을 종종 종식시키는 이기심을 떨처내야한다. 그래야 진정한 사랑을 시작하고, 사랑이 주는 기쁨을 오랫동안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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