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한없이 살다간다.' 라는 말을 좋아한다. 요즘 이 말을 마음에 새기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 나는 오랫동안 미래를 보고 살았다. 현재에 집중하고 살기보다는 대부분의 시간동안 시선이 미래에 가있었다. 미래를 걱정하고 준비하며 살아왔기에 하루하루 많은 여분을 남겨두고 살아왔다. 그렇게 여한을 남기며 살아온 삶은 많은 후회를 남겼다.
여한을 남기며 살아온 삶은 특히 사랑을 할 때 많은 아픔을 주었다. '우리의 사랑은 내일이 있을거야, 내일의 더 완벽하고 안전한 사랑을 위해 오늘의 사랑은 조금 미뤄두자.'라고 생각하며 사랑을 해왔다. 매일매일의 사랑을 조금씩 내일로 미뤘다. 하지만 미뤄둔 사랑에 내일은 오지 않았다. 사랑을 미뤄뒀기에 오히려 내일의 사랑이 더 빨리 끝났다. 당연히 함께 일 줄 알았던 내일에 나는 혼자 서있었고, 혼자있는 미래에서 나는 지독히도 아파했다. 미뤄둔 사랑과 여분이 남은 사랑은 나를 지독히도 괴롭혔다. 그것이 여한이 남은 사랑이 주는 고통이었다.
사랑만 미뤄둔 건 아니었다. 다른 나의 많은 욕망들도 미래로 미뤄뒀었다. 조금 더 월급이 오른 후, 조금 더 돈이 모인 후에 하고 싶은걸 하자고 생각하며 조금씩 피어난 나의 많은 욕망들을 뒤로 미뤄났었다. 여건이 부족하지 않았음에도, 상황이 넉넉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언제나 내일로 미뤄놨었다. 그렇게 미뤄둔 나의 욕망은 점차 형태가 모호해졌다. 내 욕망이 무엇인지 갈수록 알기 어려웠고 감각하기가 어려워졌다. 수없이 미뤄둔 나의 하루들, 나의 욕망들이 결국은 지금 다 숙제로 쌓여있다. 나의 욕망을 부지런히 찾아야되고, 하나씩 해나가야한다.
후회 속에 고통받았던 시간들, 그리고 철학을 배우면서 조금씩 미래에서 눈을 떼고 현재로 시선을 옮겨오고 있다. 아직 오늘을 살지는 못한다. 내 시선은 오랫동안 워낙 저 먼 미래를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너무 먼 미래는 보지 않을 것이다. 조금씩 시선을 앞으로 땡겨서 오늘로 떙겨올 것이다. 그렇게 땡겨온 시선이 오늘 그 가까이에 다가왔을 때, 마침내 오늘을 향하게 됐을 때 나는 여한없이 하루를 살고, 여한없이 삶을 살다가 갈 수 있을 것이다. 죽기 전에 '원없이 신나게 살다간다!'라는 말을 할 수 있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