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보고 얘기합시다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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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석훈

서비스업에 종사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사람과 부딪혀야 한다.

백화점에 있으면서 볼 수 있는 진상이란 진상은 다 봤다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진상은 당황스럽지만 처치곤란은 아니다.

내가 이 사람에게 전하려는 진심이 말투, 제스처, 자세에서 나오기 때문에

아무리 화가 난 사람도 이 진심이 전해지면 수그러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온라인은 다르다.

문자로 하는 소통은 여간 답답한 게 아니다.

글로 적은 죄송합니다, 다시 보내드리겠습니다 는 순식간에 전송되지만

그 사람에게 전달되기까지 '읽지 않음' 표시는 사람 피 말리게 한다.

마치 고개를 돌리고 내가 한 말을 듣지 않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다.


그렇기에 쓴 글을 읽고 또 읽는다.

몸짓으로, 목소리로 표현할 수 없는 부분까지 글에 담길 수 있게.

뱉은 말을 주위 담을 수 없는 건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이나 같기 때문에.

그럴 때 '읽지 않음'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보낸 문자를 읽고 답할 시간이 주어지는 건 또 온라인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언젠가 글로 하는 CS도 익숙해지겠지.

아직은 온라인 고객들이 불편사항을 문자로 남겨놓으면 얼굴 보고 얘기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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