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다짐은 아니고.
문창과 입시를 할 때 매일 하던 과제가 있다.
사유노트 쓰기.
스쳐가는 영감을 메모해 두고 가지를 뻗어나가는 훈련을 위한 글쓰기였지만
나에게는 그저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글쓰기에 불과했다.
낙서, 일기, 배설, 영감 등 당시 내가 글로 표현하고 싶은, 표현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을 적었다.
어쩌면 과외 선생님은 그걸 의도하셨을지도 모른다. 아님 말고.
누군가 나의 글을 읽는다는 일은 기쁜 일이지만
쓸데없는 자의식이 생겨 발행하지 않고 쌓여가는 글들을 보니 문득 사유노트가 생각났다.
내가 사유노트 쓸 때 누군가 이걸 본다는 생각으로 썼었나?
그냥 쓰고 싶은 걸 썼다. 애초에 그걸 위한 글쓰기였다.
그래서 다시 쓰려고 한다.
저장되어 잊히는 글들을 줄이고 싶기에.
발행된다고 잊히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한 명이라도 읽는다면, 지금은 그걸로 됐다.
제목은 백예린의 0310에서 영감을 받았다. 연도 구분이 어려워져도 상관없다.
오히려 좋다. 연도 구분이 어려울 때까지 썼으니까.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