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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는 이게 노는 거야

노는 거는 중요해.

by 김석훈

일만 하면 지루해, 놀기만 하면 지루해. 균형.

나한테는 이게 노는 거야.


지금까지, 아마 앞으로도 돌려볼 인생 드라마 멜로가 체질의 대사이다.

대사 하나하나 곱씹는 맛이 있다. 아직 안 보신 분이 계시다면 꼭 보시길.


주중 한가운데 신정이라니 연차 쓰기 딱 좋은 날이다.

실제로 몇몇 분이 연차를 써서 여유로운 사무실은 묘하게 차분하고 긴장된다.

연말 덕분에 오랜 친구 안부 무를 수 있었다.

나 요즘 그냥 놀아~

놀라진 않았다. 요즘 많이들 노니까. 그런데 이 친구는 졸업 전부터 공모전, 자격증, 인턴 등등

열심히 취준을 하고 결국 대기업에 입사를 했었는데. 퇴사라니.

다른 사람이 아닌 네가 쉰다니까 이유가 궁금해졌지만 묻지 않았다.

문득 이 장면이 떠올라


노는 건 중요해

일하는 건 중요해

균형

너는 지금 균형을 맞추고 있구나.


라고 보냈다.

조금 감동받았다길래 울지는 말라고 하니 눈물 한 방울 안 나온단다. 차가운 사람.


최근에 게임을 시작했다.

퇴근하고 약속이 없는 날에 집에 들어가기 싫어도 들어가려고. 일단 책상에 앉아서 노트북을 켜려고.

노트북을 켜고 한 시간 정도 게임을 하면 금세 싫증 난다.

그러면 한컴이나 브런치를 켜고 뭐라도 끄적대다 보면 담배가 말리거나 잠이 온다.


나한테는 이게 노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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