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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없이 하는 말은 없다. 무심코 뱉은 말도 각자 무의식에 떠다니는 생각이
헐거워진 뇌 필터 사이를 통과해 입으로 뱉어진 것이다.
하지만 뱉어진 말이 전부 그 사람의 생각은 아니다.
편한 친구들과 있으면 뇌 필터가 헐거워진다.
과거에는 상황에 따라 변하는 스스로에 대해 의문과 약간의 혐오가 들었지만
지금은 그것이 자연스러운 것임을 안다. 덕분에 혼란스러워하지 않고 상황에 집중하려 한다.
뇌에 필터가 사라진다는 것은 그 집중도가 낮아지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상대와 상황에 대한 존중, 집중은 덜어내고 나와 내 생각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고 솔직해질 수 있는 편안함.
내 생각을 가감 없이 뱉어도 존중 혹은 무시를 할 수 있는 사람들
거친 말로 글을 써보는 건 어때?
라는 친구의 말에서 시작된 글이다.
결국 '거친 말'이라는 키워드에 꽂혀 수필을 쓰게 되었지만.
변명 아닌 변명을 해보자면 나는 차가운 문체를 지향한다.
차갑게 쓰려고 노력했다기보다는 쓰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장점이자 단점이고 특징이라고 할 수도 있다.
거친 말을 글에서 잘못 사용하면 글의 온도가 확 올라가 감상적이게 될 수 있다.
거칠어도 좋은 글은 많다. 솔직하다 못해 적나라한. 날 것의 온기가 느껴지는 글 들.
쓰다 보면 묻어나는 자연스러운 투의 거칢은 글을 예리하게 만들고 온기를 불어넣어 주기도 한다.
솔직함과 거칢은 다르지만
어쩌면 너는 날 것의 글을 써보는 건 어떠냐고 말한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