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 소감

이직을 하며

by 김석훈

좋은 물건을 싸게 사서 적당한 가격에 판다.


단순하지만 장사의 본질을 관통하는 문장이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장사의 기본은 좋은 물건을 싸게 사서 다른 곳 보다 더 싸게 팔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하지만 현대 온라인 쇼핑의 생태계는 말처럼 단순하지 않다.

고객들은 단순히 싸고 좋은 제품만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제품과 함께 '경험'을 원한다.

제품을 구매하는 행위 자체로 색다른 경험, 남다른 경험을 원한다.

고객들에게 이러한 경험을 선사해 줄 수 있으려면 제품 너머의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들의 의식과 무의식에 스며든 인식, 그 인식을 끌어올 수 있는 상징적인 로고, 본사 제품만이

가질 수 있는 제품 자체의 특징 등.

이 모든 것을 한데 아울러 브랜딩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이키의 로고를 보면 무의식적으로 떠오르는 스포티함, 뉴발란스의 편안함, 샤넬의 고급스러움,

베르사체의 화려한 색감

제품을 보지 않고 로고만 보더라도 그 브랜드의 이미지가 떠오를 수 있으려면 천문학적인 마케팅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제품과 원단 개발도 마찬가지다.

살아남으려면, 팔리려면 전 세계적인 브랜드뿐 아니라 신생 브랜드도 이러한 과정이 필요하다.

지속적으로 고객들에게 추구하는 이미지를 노출하고, 실제로 행동해야 한다.

나의 경험에 빗대어 최대한 간단히 정리하자면.


자사몰과 자체 사이트를 만들어서 쇼핑몰에 의존하지 않고 아닌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한다.

SNS 계정을 통해 고객들과 소통하고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을 제시한다.

기능성 원단 연구와 신제품을 개발하고 출시하며 실제로 브랜드가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온라인 마케팅과 오프라인 행사로 브랜드의 정체성, 이미지, 신념을 고객들의 의식과 무의식에 스며든다.


라고 할 수 있겠다.

내가 아는 것보다 놓치고 있는 게 훨씬 많을 것이고 머리로 안다고 해도 막상 실무에 들어가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다.

물론 브랜딩이 어렵다고 해서 불가능하지는 않다. 아까 말했다시피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 큰돈이 있다면 시간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나에겐 그러한 깜냥과 지식이 없다. 깜냥과 지식에는 더 큰 비용이 든다.

돈, 시간, 경험, 사람 등등. 그 정도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면 브랜드를 만드는 일은 자아실현에 있어 굉장히 매력적인 목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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