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좋아하는 당신이 비가 오는 풍경을 바라보며 비를 좋아하는 게 참 외로워 보였어요. 나는 그랬거든요. 비가 오면 세상의 소음은 사라지고 빗소리로 가득해요. 세상이 빗소리로 가득하면 나는 그 속에 숨어요. 비는 아무 말이 없이 오롯이 나만의 세상을 만들어줘요. 고요하고 평온해요. 나를 괴롭히는 생각들과 나를 지치게 하는 사람들로부터 벗어나게 해 주니까요.
당신,
그거 알아요?
당신은 반짝반짝 빛났어요.
사람을 싫어한다고 했지만 사람을 좋아해서 상처받은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당신의 선의를 기억해요.
자신의 슬픔과 괴로움보다 타인을 더 배려했던 마음을.
자신이 힘들어도 차라리 내가 힘들고 마는 어쩌면 미련할 수도 있는 타인을 이해 하려 노력했던 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