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더워서 요리하기가 귀찮아진지 좀 됐다. 그래도 먹고는 살아야 해서 간단하게 만들어 먹는 편이다. 어제 마트에서 장도 봤으니 요리라는 걸 하기로 마음먹었다.
오늘의 요리는 설마고추장국수다.
(왜 설마가 붙었을까..?)
류수영 배우가 요리예능프로에 나와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며 자취생들에게 빛이 되고 있다고 들었다. 얼마 전에는 유퀴즈에 나와 비빔국수를 만들어줬다고 한다. 나의 최애 중 하나인 비빔국수라니 만들어봐야지 생각만 하다가 도전해 보았다.
일단 오이와 양파를 썰어서 절인다. 소금이 두 꼬집이라는데 적당한 양이 가늠이 안돼서 내 맘대로 적당히 넣었다. 닭가슴살을 데우고 계란을 삶았다. 이제 소면을 삶을 차례. 소면이 끓기 시작하면 차가운 물을 붓는다. 좋아. 이제 두 번째로 끓기 시작하면...? 보글 보글이 아니고 부글부글 촤르르르!!!! 으힉? 홀랑 넘쳤다. 이렇게 빨리?? 후다닥 찬물을 부었다.
소면이 끓는 사이에 양념장을 만들려고 했는데 이미 넘쳤으니 소면을 빨래하듯 빨고 채반에 담아놓았다. 양념장을 만들 때면 늘 난감하다. 한 숟가락이라고 했는데 듬뿍인지 살짝인지 애매해서 늘 넘치게 담는다. 넣다 보면 설탕보단 알룰로스지? 싶어 내 맘대로 바꿨다. 매실효소도 넣으면 좋을까? 좀 넣어보자. 이러다 보면 레시피는 온데간데없고 내 맘대로 양념장이 완성된다.
절인 오이와 양파를 꾹 짜서 플레이팅을 좀 해서 사진을 찍었다. 앗! 계란 안 올렸잖아? 이미 다 비빈 후였다. 뭐 어때 계란 올리고 다시 찍자.
오랜만에 요리해서인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부엌이 너무 좁아서 그런 거라고 핑계를 대본다. 고추장국수에 부각을 반찬삼아 먹었다. 좀 쓰다. 고추장을 너무 많이 넣은 것 같다. 국수가 쓴 맛이 나서 마트에서 사 온 하미과멜론이랑 엄마집에서 따온 자두를 같이 먹었다. 나름 요리 잘했었는데 슬프다.
(제목사진은 서가 앤 쿡을 따라 만들었던 목살스테이크, 필라프, 카나페. 샐러드소스까지 만들어냈던 과거의 영광이여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