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이 인생을 만든다
결혼도 사전 경험이 있어 만들어진 후속 경험이다. 사전경험은 그동안 했던 연애이다. 나는 과연 무슨 경험을 바탕으로 결혼을 하게 되었을까?
첫 번째 결혼은 한 번의 연애 경험 실패 후 결혼했었다. 20대 철 없을 시절,너무 사랑했던 남자였다. 그런데 연애 경험이 서툴기도 했고, 그는 나에게 금방 감정에 식어갔기 때문에 강렬하게 끝났다. 얼마나 울었던지, 내 몸속에 수분이 다 빠진 느낌이었다.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너무 큰 시련이었다. 그 때 결심했다.
“다시는 이별을 경험하고 싶지 않아. 안전한 상대를 찾아 결혼할 거야.”
어린 나이 23살에 결혼할 수 없으니, 나름대로 장기 연애를 꿈꾸며 결혼할 연인을 물색했다. 나쁘지 않은 학벌에 외모는 평범하였고, 성격이 매우 순했다. 남자로써는 전혀 끌리지 않지만, 결혼 상대로는 나쁘지 않았다. 미래가 있는 학벌과 전공, 순진한 성격이 결혼까지 끌고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와의 관계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대화가 잘 통하고 재미있었던 점이다. 장기연애하면 상대방에 대해 잘 알기 때문에 이혼하지 않는다는 내가 세운 오류를 믿었다. 다행히 마음이 잘 맞아서 8년을 연애하고 식을 올렸다. 난 나와 같은 생각으로 결혼하는 사람이 꽤 있다고 생각한다. 이성적 끌림이 있을 수도 있지만 없을 수도 있다. 이성적 끌림 외에 다른 조건들 몇 개가 맞아 떨어져서 결혼하는 경우도 많다.
이혼을 하게 되면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어디서 잘못 생각했던 것일까?
이성적 끌림이 없는 상태에서 결혼한 것일까,
아님 몇 번의 연애 고비일 때 매몰차게 헤어지지 않은 것일까,
그냥 내 성격이 문제인가,
첫 번째 남편과는 혼인신고는 하지 않고 결혼식만 올린 사실혼 관계였다. 그리고 동거생활도 몇 달 되지 않아 결혼에 대한 환상이 여전히 남아있었다. 다시 말해, 또 결혼하고 싶었다.
자녀가 없기 때문에 이혼에 대한 아픔이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1년정도 뒤에는 사람을 조금씩 만나 볼 여유가 있었다. 물론 누군가를 만날 때마다 전 결혼생활을 설명하는 것이 귀찮았다. 하지만 나는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고 싶고, 자녀를 낳고 싶은 욕구가 있었기 때문에 열심히 만났다. 재혼은 기억력 부족이라는데, 나는 기억을 지워버리는 습관이 있는 것 같다.
그 후에는 짧은 연애, 가벼운 만남을 최소 10번정도 했던 것 같다. 연애에 지쳐갔다. 나는 차이기도 하고 내가 차기도 하고, 아주 가벼운 만남을 많이 했다. 돈과 시간,감정을 쏟는 만남이 기쁨보다는 노동처럼 느껴졌다. 그 때 또 한번 생각을 하게 된다.
그때 친구가 말했다.
“언니, 내 남편이 착한 편인줄 나도 몰랐지. 내가 볼 때 남편 복은 복불복이야. ”
맞아! 장기 연애해도 사람의 마음은 모르는 법이다. 그래서 결심했다.
“나랑 결혼하고 싶다는 사람이 있으면 너무 고민하지 말고, 대충 맞으면 그냥 결혼하자! 영원히 못하겠어!”
그게 또 잘못된 생각이었을까?
나는 미치도록 결혼을 하고 싶어하는 남자를 우연히 만났다. 학벌,외모는 준수했지만 성격은 약간 산만하고 불안해보였다. 그도 나와 같은 재혼이었고, 여러 가지 비슷한 처지였다. 가장 결정적인 것은 그와 나는 한 가지 목표가 같았다. 안정적인 결혼생활, 하루 빨리 정착하고 싶은 마음이 통했다. 그와 결혼하면 이혼은 안 할 것 같았다. 설마 양쪽이 두 번 이혼은 안하겠지? 어떻게든 붙잡고 살겠지! 라고 생각했다. 역시나 잘못된 생각이었다. 이혼은 처음이 어렵지 두 번째는 더 쉽다는 사실을 한참 뒤에 알게 되었다.
2번의 결혼에서 나는 이혼의 실패의 원인을 지금도 끊임없이 찾고 있다. 그러면서 스스로 정당화한다.
그게 나의 멘탈을 견고하게 붙잡을 수 있는 길이다.
실패를 피할 수 없었다
나는 사실을 결혼을 잘 하고 싶었던 사람이었다. 사랑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실패를 피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데 실패를 두 번이나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사랑과 결혼은 나에게 완벽한 인생을 주지 못하였지만, 그 경험을 하였기 때문에 내가 흔들리지 않고 이혼을 선택하고 지금 잘 버티고 있다. 인생은 선택과 복불복이라지만, 그 경험 속에서 나를 회복하고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나는 지금 결혼과 반복된 이혼이라는 사전경험으로 글쓰기라는 후속경험을 쌓으며 치유하며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