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기스를 가자고?

아기와 함께 싱가포르 #2

by HR

남편은 여행을 가면 현지인들로 미어터지는 시장이나, 후미진 뒷골목의 로컬 맛집에 마음을 빼앗기는 타입이다. 나도 야시장과 현지인 추천 맛집을 좋아하긴 하지만, 외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곳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므로 굳이 현지인스럽게를 외치며 여행하는 편이 아니긴 하다.


더더구나 나로 말할 것 같으면 학창 시절에 싱가포르에서 잠시 머무르며 일을 했던 인연으로 굳이 따지자면 현지인의 삶을 잠시 경험했던 터. 그렇기에 남편이 가장 가고 싶은 동네로 부기스와 티옹바루를 꼽았을 때 첫마디는 '엥 거기 뭐가 있는데?'였다.


찾아보니 부기스에는 남대문시장과 같은 마켓이 있고 티옹바루도 저 유명한 티옹바루 베이커리와(여긴 근데 지점이 많아서 굳이 본점까지 안 가도 될 것 같다) 크고 작은 카페, 서점이 많아 힙한 동네였던 것. 싱가포르 하면 당연히 멀라이언 파크 - 동물원 - 버드파크 - 슈퍼트리 뭐 이런 느낌의 방문지만 생각했던 나로서는 그래 어어 가보자 하고 일단 우리의 숙소에서 가까운 부기스를 첫 목적지로 정한 후, 아침식사를 위해

근처의 토스트박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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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야 토스트는 싱가포르에 살았을 때 정말 자주 먹었던 간식인데 야쿤 카야 토스트와 토스트박스, 2개 체인이 유명하다. 개인적으로는 야쿤 쪽이 맛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처음으로 락사도 함께 시켜 보았는데 의외로 토스트박스의 락사도 맛이 괜찮아서 놀랐다! 락사는 굳이 설명하자면 코코넛밀크를 섞은 라면 같은 맛인데 코코넛을 싫어하는 사람만 아니라면 똠얌꿍 같은 음식보다는 초심자도 도전하기 쉬운 메뉴라 하겠다.

(똠얌 못 먹는 사람 나야 나)


부기스 스트리트로 향하는 길에는 Mr.Coconut에서 코코넛 슬러시에 코코넛 아이스크림을 추가하고, 길가에 흔히 보이는 오렌지 착즙 자판기에서 콩에게 주스를 사주었다. 둘 다 걷다 보면 자주 보이니 한 번쯤 맛보면 좋을 것 같다. 특히 물가 비싼 싱가포르에서 착즙주스는 2불밖에 하지 않아 가격도 아주 저렴했다.


부기스에는 쇼핑몰인 부기스 정션, 부기스 플러스와 재래시장인 부기스 스트리트가 모두 모여 있다.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Albert Centre Market 이 있어 현지인 분위기가 뿜뿜하는 호커센터에서 다양한 나라의 음식들을 맛볼 수도 있으나! 나는 더위에 취약한 인간이라 여기 살 때에도 낮엔 호커센터에서 식사를 하지 않았다. 무조건 실내 실내! 호커센터는 거의 해 진 다음에만 갔었는데 이 나이에 애까지 밀고 노점을 돌아다니게 될 줄이야... 고맙다 남편....


(덥고 정신이 없어서 사진이 없음)


부기스 스트리트에서는 기념품들과 먹을거리들을 살 수 있고 콩에게 딱 맞는 싱가포르 전통 문양의 원피스를 하나 구입한 후 근처 카페에 들어가 더위를 식혔다. 호주식 커피를 파는 곳이었고 맛도 괜찮았다. 디저트는 비추였지만 넓고 시원하면 그걸로 됐다!

Fame Coffee 108 Middle Rd, #01-01 Bernhard Schulte House, 싱가포르 188967

다음 장소는 리틀 인디아와 무스타파 쇼핑몰. 둘 다 예전에 갔었지만 절대 또 가고 싶은 곳이 아니었으나 싱가포르가 초면인 남편으로서는 당연히 궁금할 것 같아 더위를 뚫고 출발!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 과정에서 콩은 유모차에서 쿨시트를 풀로 가동한 채 잠이 들었고 작열하는 태양을 받으며 우리 부부는 길을 나섰다.

너무 너무 더웠다

리틀 인디아는 싱가포르 안의 작은 인도인데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이 길거리에 정말 많았고, 특히 무스타파 쇼핑몰은 ... 말을 아끼겠다. 지난번에는 아마 평일에 방문했던 것 같고 특별히 고생했던 기억은 없는데 이번에는 토요일이라서인지, 싱가포르 공휴일이 겹쳐서인지 발 디딜 틈도 없이 사람이 붐볐다.

엄청난 양의 쇼핑을 할 게 아니라면 굳이 찾아갈 만한 곳은 아니라고 생각되니 맘 편하게 동네 마트를 가는 편이 심신 건강에 좋을 것 같다. 물론 리틀인디아와 아랍스트리트를 묶어 구경할 생각이라면 잠깐 들러도 되겠다.


길거리 코코넛 한 개를 나눠먹고(안 시원해서 추천은 하지 않겠음) 호텔로 컴백하여 잠시 휴식. 아이가 낮잠을 다 자고 나서 늦은 점심을 먹으러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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