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심 고리키 / 을유문화사
진실을 말하면서 산다는 건 모두에게 아주 쉽지 않은 일이에요. (p143)
아들 파벨은 술마시고 가정폭력을 일삼던 아버지나 주변인들처럼 살려고 했으나 그럴 수 없었다. 그래서 진실을 향한 '비밀스럽고 무서운 일'에 뛰어든다.
나는 감옥에 갇힐 거예요. 내가 진신을 알고 싶어 하기 때문에 감옥에 가둘 거라고요. (p28)
금지된 책이 있고, 그 책을 비밀리에 인쇄해서 돌려보는 사람들이 있고, 발각되면 잡혀가 갇히는 사회. 우리도 그런 시대를 지나왔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는 몸이 망가졌고, 누군가는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두려움 속에서도 그 길을 포기하지 않은 이들 덕분에 우리는 독재를 응징하는 사회에 살게 되었다. 파벨과 같은 투쟁가와 어머니와 같은 그의 가족들에게 우리 사회는 큰 빚을 지고 있다.
세상에 진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사람들이 더 좋아졌어요! (…) 모두 다 자기 잘못으로 진창에 빠진 게 아니라는 걸 알고 나니까 마음이 더 부드러워졌어요. (p34)
파벨은 사회구조적 모순에 갇힌 개인의 한계를 인지하며 인간에 대한 애정을 회복한다. 파벨이 진실을 향한 공부를 통해 의식이 깊어지며 성장했음을 알 수 있다.
어머니는 아들의 몸이 얻어맞고 찢어지고 피투성이가 된 모습을 상상했고 공포가 차가운 덩어리가 되어 어머니의 가슴을 내리눌렀다. (p123)
80년대 민가협 어머니들이 생각난다. 독재정권에 자식을 빼앗기고 투사가 된 어머니의 두려움과 고통이 떠오르는 문장들이다. 그리 멀지 않은 우리의 과거와 너무도 닮은 모습에 놀란다.
누군가는 다치거나 갇히거나 죽을 줄 알면서도 진실을 향해 나간다. 누군가는 진실을 알면서도 눈감고 비껴간다. 또 다른 누군가는 진실을 알지 못한 채, 거짓된 신념에 몰두한다. 세상의 구조와 흐름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어떻게 살 것인가. 이 혼란한 세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