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수 『이희수의 이슬람』
그(무함마드)는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존재가 누구냐는 제자들의 물음에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어머니'라고 대답했으며, 미래의 어머니인 여성들에 대한 배려와 사랑을 설파했다.(p211)
『이희수의 이슬람』, 이희수, 청아출판사
이슬람의 의미
이슬람교는 유일신인 하느님을 믿는 종교다. 기독교, 유대교와 함께 3대 유일신 종교다. 아랍어로 하느님을 알라(Allah)라고 하니 하느님의 아랍어 표기가 바로 알라이다.(p199)
이슬람의 언어학적인 어원은 '평화'이고, 신학적인 의미는 '복종'이다. 따라서 이슬람 사상의 핵심은 알라(유일신)에게 절대복종하여 내면의 평화를 얻는 것이다.(평화라는 의미가 있는 이슬람교가 호전적, 폭력적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은 전쟁 상황과 이슬람을 내세운 소수의 급진 테러 행태를 이슬람 전체의 모습으로 과장 유포하는 정보 채널의 편중 때문이다.)
이슬람의 가장 큰 특징은 중재자나 대속자 없이 신과 인간의 직접 교통과 직접 구원을 가르친다는 것이다. 구원 방식도 아주 간결하여 현세에서의 선악의 경중에 따라 최후의 날 신의 심판을 받아 천국의 구원과 지옥의 응징으로 나뉜다는 내세관을 갖고 있다.(이슬람교에는 성직자 제도가 없다. 이슬람 정신인 평등을 실천하는 가장 확실하고 구체적인 사회적 약속이다. 이 점은 이슬람교가 기독교, 유대교, 불교 등 다른 종교와 구별되는 중요한 차이점 중 하나이다.)
마지막 예언자 무함마드
무함마드(570~632년)는 서아시아의 정통적이고 오랜 사상적 기반을 가진 유일신 사상을 설파하면서 동로마 제국의 비잔틴과 사산조 페르시아라는 두 제국이 벌인 300년간의 소모적 전쟁으로 지친 중동 일대의 사람들을 정신적으로 통합하는 데 성공했다. 토착 종교와 기존 구조에 대한 포용 정책, 역동적인 유목 군사 시스템을 통해 정복 사업은 대성공을 거두었다. 이슬람 군대는 합리적인 조세 제도와 토착 주민의 고유한 삶의 방식을 인정함으로써 전쟁다운 전쟁을 치르지 않고도 주변 지역을 쉽게 복속할 수 있었다.
무함마드는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존재가 '어머니'라고 말했으며, 여성들에 대한 배려와 사랑을 설파했다.(여성들에 대한 지위와 인식을 혁명적으로 바꾸어 준 이슬람 페미니스트였다.)
무함마드는 비움, 베풂, 정직과 관용, 합리적인 현실성을 갖춘 인물이었다. 당시로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여성의 존귀함을 강조하고, 여성에 대한 상속을 제도화한 여권 혁명가였으며 개혁 사상가였다. (남성이 여성을 노예로 매매하고 자기 장식물로 여기던 무지의 시대에 무함마드는 여성들을 완전한 인격체로 존중할 것을 명했다.)
꾸란
무함마드가 서기 610년에서 632년까지 23년간 예언자로서 알라로부터 받은 계시 내용을 담은 이슬람 최고의 경전이다. 꾸란은 하느님의 말씀만을 의미하며, 무함마드가 언급한 것은 꾸란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라마단 단식
모든 무슬림은 매일 다섯 번의 예배를 드리고, 매년 라마단 한 달 동안 단식을 한다. 이 기간에는 새벽부터 해가 질 때까지 아무것도 먹고 마시지 아니하면서 자신을 인내하고 정화한다.
이슬람의 단식은 사움(Saum)이라고 부르지만, 단식하는 달 이름을 그대로 따서 라마단이라고도 한다. 그 의미는 참으로 깊고도 공동체적이다.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 가는 구성원들이 부자이건, 가난하건, 권력자이건, 평범한 시민이건 모두가 똑같은 조건에서 하느님이 명하신 고통을 직접 체험하는 기회를 얻는 것이다.(p220)
한 손에 칼, 한 손에 꾸란의 실체
이 표현은 이슬람의 호전성과 종교의 강압적 전파를 설명하는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은 확산되는 이슬람 세력에 대한 위기감과 서구의 이교도에 대한 적개심으로 만들어 낸 용어다. 이슬람은 강제 개종과 무력보다는 공납 제도와 포용 정책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피정복민의 문화나 관습, 종교 등을 보호해 주는 대가로 세금만을 요구했다. 무슬림은 이교도의 종교를 인정하고 그들의 종교 생활을 보장했다.(이슬람 문화의 가장 큰 특징은 관용성이다. 이스라엘이 건국하기 전까지 팔레스타인인들은 자신들의 땅에 거주하는 유대인들에게 호의적인 이웃이었다.)
수니파와 시아파
무함마드는 632년에 타계하면서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았다. 정치 전통에 따라 민주적인 만장일치 제도로 후계자를 선출했다. 예언자 무함마드의 유일한 직계 혈통인 알리는 네 번째에서야 겨우 후계자로 뽑혔는데 살해당하고 만다. 알리의 추종자들은 분노와 적개심으로 무리를 떠났고, 이들이 시아파가 되었다. '시아'란 '떨어져 나간 무리'라는 뜻이다. 자연히 남아 있는 무리는 수니가 되었다. 시아파는 무함마드 이후의 정통 승계권자를 알리로 보았다. 시아파는 이란을 중심으로 전체 이슬람 세계의 약 10퍼센트를 차지한다.
비록 수니파와 시아파 사이에는 여러 가지 차이점이 있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공통점이 존재한다. 이들은 이슬람의 가장 기본적인 종교적 믿음과 교리를 공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결혼은 물론, 상대방의 모스크에서 자유롭게 함께 예배를 보기도 한다. 수니-시아의 갈등은 정치적인 성격이 강하며 두 종파 간의 이질감은 실제로 심각하지 않다.
지구상에서 기독교에 가장 가까운 종교를 하나 들라고 하면 그것은 의심의 여지없이 이슬람교일 것이다. 같은 하느님의 뿌리에서 출발하여 아브라함을 공통 조상으로 하는 종교이다. 유대교가 신의 아들이자 메시아 복음 전달자로서의 예수를 부정하는 반면, 이슬람교에서는 예수를 최상의 인격체로 받아들이고 추앙한다. 이슬람교가 예수 그리스도를 하느님의 아들로서, 또한 신격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기독교와는 본질적인 길을 달리하게 되었다.
이슬람교는 기독교의 세 뿌리인 원죄관과 예수의 십자가 대속 개념, 부활의 기적을 모두 부정한다. 이슬람은 인간이 한 줌 티 없는 깨끗한 상태로 태어난다는 원선설의 입장을 갖고 있다. 아담과 이브의 죄는 당대에 소멸했다고 이슬람은 해석한다. 따라서 인간의 원죄를 대신 책임질 대속자나 십자가 처형이라는 역사적 사건이 필요하지 않다. 나아가 부활이란 기적도 요구되지 않는다. 내세에서는 천사가 기록한 선악의 장부와 현세에서 행한 선행과 악행의 무게를 저울로 달아, 선을 많이 행한 자는 천국에 들어감으로써 구원을 얻고, 악을 많이 행한 자는 지옥에 떨어져 영원한 응징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희수의 이슬람』은 가독성이 좋고, 이슬람에 대한 객관적 정보가 많아 중동-이슬람의 이해에 도움을 주는 책이다. 위 글은 그 중 일부를 간략하게 요약한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