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모 있을지도 모를 육아 잡담
아이가 꼬박 3일을 앓았다.
다른 이상 없이 내내 40도에 이르는 고열에 머물러있다가 나흘째 아침, 거짓말처럼 열이 싹 떨어졌다. 그리곤 열꽃이 피었다. ‘돌발진’이었다. 여태 돌발진이 첫돌에 생기는 발진인 줄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발진으로 큰 아이도 겪을 수 있단다. 태어나 지금껏 한 번도 아프지 않았던 아이라 엄마는 의도치 않게 무지했다. 건강한 게 가장 고맙다는 말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부터였다. 열만 내리면 끝이겠거니 했는데 열꽃이 핀 뒤로 아이는 없던 짜증까지 끌어모아 내려는 듯 종일 칭얼거렸다. 나 역시 몇일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해 예민한 상태에서 꾹꾹 눌러 담던 감정이 하루가 끝날 즈음 기어코 터져버렸다. 아이에게 크게 화를 냈다. 그리고 나중에 알았다.
열꽃이 피면 몸살이 난 것처럼 아프고 힘들다는 걸.
열꽃의 꽃말은 나를 조금만 더 이해해주세요
다리에는 웬만하면 안 올라온다는 열꽃이 발바닥까지 온몸에 피었으니, 얼마나 힘들었던 걸까.
열꽃 이후 더욱 힘들 수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더라면 조금 더 인내하고 이해했을까, 왜 항상 실수하고 나서야 아이를 이해하려고 할까.
아이 몇을 두었든 엄마가 처음인 순간은 반드시 있다. 그런 엄마들의 밤이 아주 조금이라도 더 평온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경험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싶어졌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누군가에게 미리 들을 수 있다면, 자는 아이 옆에서 우는 날이 조금은 줄어들 텐데.
<알쓸육잡>
- 돌발진은 돌발적으로 열과 피부발진을 일으키는 증상으로, 6개월에서 15개월 사이 많이 발생하고 더 늦은 나이에도 발생할 수 있다.
- 1~3일 정도 다른 증상 없이 고열이 나는 경우가 많다. (내 아이는 목이 조금 붓는 증상이 동반됐다)
- 해열제 효과가 별로 없다.
- 입맛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아이가 좋아하고 먹고 싶어하는 것을 먹이는 것이 좋다. (보양식을 먹이고픈 게 엄마마음이지만..)
- 하루아침에 열이 내리고 열꽃이 올라오는데 이때 열이 날 때보다 더욱 보챌 수 있다.
- 열꽃은 3~7일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