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두쫀쿠의 공통점

AI와 두쫀쿠는 유행이 아니다.

by 남하린


[‘딸깍’ 용어의 등장]

딸깍이란 용어가 새로운 밈으로 등장했다. 한쪽은 고군분투하고 다른 쪽은 쉽게 이루는 우스운 상황을 표현하는 말이다. 어쩌면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을 가장 잘 나타내고 있는 밈이 아닐까. ‘우스운 상황’ 이라지만 이는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일지 모른다. 내가 그동안 노력으로 어렵게 일구고 얻었던 것들은 이제 클릭 몇번, 타자 몇번이면 우스울만큼 쉽게 얻을 수 있게 됐다. 누군가는 축제의 환호성을 지르는 동시에 누군가는 매너리즘과 우울증에 빠져 있는 지금. 격변의 시대에 놓인 우리는 어디를 향해 나아가야 할까.



[온 세상이 AI]

그야말로 AI 시대가 도래했다. 작은 일상부터 살면서 한번쯤은 꼭 마주하게 되는 큰 업무까지 모두 AI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이제 누가 더 ‘배움과 지식이 많은가’에서 ‘누가 더 AI를 잘 활용하느냐’로 다음 세상을 이끌 주인이 바뀌었다. 옛날처럼 단순히 엉덩이 무겁게, 우직하게 책상에 앉아서 공부 하는 것만이 성공의 지름길인 시대는 지났다. ‘정답’, ‘정도’의 개념은 앞으로 점점 더 희석되고 뭉개져 갈 것이다. 누군가는 말마따나 ‘딸깍’ 클릭 한번으로 모든걸 바꿔버릴 수도 있다. 너무도 쉽게 말이다.


필자는 사실 CHAT GPT 열풍의 시작과 함께 대학교를 졸업했기에, 어쩌다보니 AI 도움 없이 졸업한 마지막 학번으로 남았고… 이에 대해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나름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중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많은 과제와 팀플, 시험, 졸업작품쇼까지. 어찌 혼자의 힘으로 해냈나 싶었지만 그때는 다들 그랬다. 밥이 되든 죽이 되든 하루종일 혹은 몇 달동안 붙잡고 늘어지며 어떻게든 완성해냈다. 이 자부심이 허탈감으로 번지는 경우도 많이 봤으나 홀로 고군분투했던 경험들은 절대 사라지지 않고 앞으로 마주할 모든 갈림길에서 때론 창이, 때론 방패가 되주리라 확신한다.


모든 사람들이 AI로 정보를 해석하고, 가공하고, 생성하면서 우리는 자연스레 스스로 고민하는 시간을 잃어버리고 있다. 현재 거의 모든 사회, 기업, 개인이 AI 세상에 살고 있다. 이 중 어떤 이는 AI는 우리 미래를 ‘노동 없는 사회로 바꿔줄 엄청난 혁신’이라고 말하고, 누군가는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위험한 존재’라 말하고, 또 일부는 ‘잠시 열광하지만 금방 꺼질 거품이며 AI는 인간을 절대 대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 중 어느 쪽도 완전히 맞다거나 틀렸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러나 필자는 AI는 ‘말’이고, 우리는 말 위해 올라타는 ‘기수’와 같다고 생각한다. 말이 처음 등장했을 때 우리는 당황할 수 밖에 없다. 인간이 따라잡을 수 없는 스피드를 가지고, 쉽게 지치지도 않으며, 무서운 속도로 치고나가는 마치 ‘괴물’ 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때, 말이 인간의 자리를 위협할까봐 두렵다고 죽이기보다는 말을 다루고 길들이는 법을 익힌다면 어떨까. 인간의 두 다리로는 절대 가보지 못했을, 정말 상상도 못한 곳까지 닿을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여기서 핵심은, 과거 단순히 ‘체력이 좋고 달리기가 빠른 사람’에서 이제 ‘말을 잘 다룰 수 있는 사람’에게 왕관이 옮겨질 것이라는 점이다.


[온 세상이 두쫀쿠]

AI에 이어 온 세상 관심을 차지하고 있는 또 한가지가 있다. 바로 “두쫀쿠(두바이쫀득쿠키)”. 모두가 홀린 사람처럼 두쫀쿠에 열광하고, 시장은 수요에 따라 두쫀쿠 관련 식품과 아이템을 증식하듯이 무서운 속도로 개발하고 있다. 두쫀쿠 키링, 스티커, 인형, 이모티콘, 심지어 노래까지... 유독 한국이 냄비현상이 심하다고 하는데, 이번 두쫀쿠 열풍으로 다시 한번 실감하고 있는 중이다.

물론 지나치게 뜨거운건 위험하다는 전조 증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서서히 온도가 식는다 해도, 두쫀쿠는 죽지 않고 또다시 변형된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이다. 죽은줄만 알았던 ‘두바이초콜렛’이 ‘두쫀쿠’로 다시 살아돌아온 것처럼 말이다. AI도 끊임없이 변형되어 뜨거워졌다 식었다가를 반복하겠지만 결코 사라지지 않고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안장 위에 올라 고삐를 꽉 쥐고, '말'과 함께 달리는 법을 배워야 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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