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인이 아닌데 왜 그렇게 갔어
마주볼 수 없어 그리운 너를 꺼낸다
나의 일기가 너의 기일이 될 줄이야
밤새울까 밤새 울까
평생의 잠을 울음으로 투기해버릴까
여기에 부서지는 나의 마음을 쏟으면
고요한 수동적 물결에 파동은 배가 되지
이만큼의 울음과 이만큼의 파동이 만나고
이만큼의 사랑과 이만큼의 그리움이 만나면
작고 비좁은 지구가 잠길 수도 있을 텐데
세상이 커다란 바다가 될 수도 있을 텐데
만약 그렇게 된다면
긴 여름 장마가 계속되어도
우산 없는 사람을 걱정하지 않을 텐데
그렇다면 너도 비를 맞지 않을 텐데
마음이 빈곤한 사람들이 부력으로
지긋지긋한 밑바닥을 뜰 수 있을 텐데
그렇다면 너도 울지 않을 텐데
모든 생명들이 자유로이 유영하면서
보고 싶은 얼굴을 볼 수 있을 텐데
그렇다면 나도 너를 볼 수 있을 텐데
이런 바보 같은 생각을 하면서
너를 만나기 위해
잴 수 없는 수치의 바다를 기어코 찾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