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린 아이에게 나라는 먹이를 주고 싶은데
어떤 방법으로 배를 가를까 고민하다가 꿈에서도 쫓겨났어
어디에 숨어야 세상이 나를 잊을까
몇 번을 죽어야 내가 나를 잊을까
머리를 폭죽처럼 터트릴까
끝없이 이어진 구름다리를 걸을까
정처 없이 흔들리는 팔을 자를까
기어오르다 거꾸로 처박힐까
소리를 내며 웃고 싶은데 그들이 나를 기계처럼 찍어냈어
모두가 똑같아서 가치는 죽어도 없는데
나는 가치 없는 열망들을 죽어라 마셨어
똑같은 내가 누구도 될 수 없는 무엇이 되고 싶었어
가족 친구 사랑 이별 괴로움 그러니까
몸을 칼등으로 지분거리고 끝내 썰어 삼키는 것들로부터 말이야
이런 말을 하면 내가 꼭 축복받은 신자가 된 기분이 들어
속으면서도 속은 걸 모르는 거지
부패 직전을 향해 썩어가도 여전히 나는 무언가에 골몰하는데
할 일 없는 맥박들은 그물코처럼 자꾸만 내 목에 걸리네
과거를 놓지 못해 안달이네 더군다나 괴롭게
열차처럼 난폭하게 질주해야 할까
그것도 아니면 내가 다 잘못했다고 빌어야 할까
꽤나 아쉬워 꿈 없고 생각도 없던 내 것으로 소유하고 싶던 그 아이가
최선의 방법을 모르니까 최악의 결과를 사랑할래
죽음이 나를 찾아오면 반갑다고 안아줄래 아무래도 상관없어
이미 나는 나 자신을 비굴하고도 어둡게 만드는 방법을 알고 있고
유별난 상상을 하나씩 수집해 가는 중이니까
그러니까 이제 나를 발칙하다고 손가락질해도 좋아
제정신으로 사랑하는 이에게 정신병도 나눠줄 수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