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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찬 Jun 21. 2022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만난 피아니스트 '임윤찬'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연일 100도가 넘는 날씨에 숨쉬기조차 부담스러운 6월의 텍사스는 가시지 않은 코로나의 부담스러움과 점점 힘들어가는 경제 위기의 뉴스들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어수선한 전쟁소식에 대한 불안함들이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치고 힘들어 기분이 내리막으로 갈 때 받쳐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희망이 되고 많은 사람들의 활력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삶속에서 미소 짓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반 클라이번 콩쿠르 결선에 올라온 각국 6명의 연주자들, 1명의 한국인과 미국인과 벨라루스인, 그리고 1명의 우크라인과 2명의 러시아인의 겨루는 피아노 경연은 어쩌면 내리막길에서 우리를 받쳐주는 희망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콩쿠르의 메인 무대인 포트워스(Fort Worth) 다운타운에 있는 베스 퍼포먼스 홀(Bass Performance Hall)


베스 홀 안에는 역대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의 우승자들의 사진이 있습니다.

  

 오늘은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Van Cliburn International Piano Competition)의 마지막날, 지난밤에 반 클라이번 콩쿠르 파이널 3라운드에서 한국에서 온 임윤창 군이 연주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감상하며 서둘러 콩쿠르의 메인 무대인 포트워스(Fort Worth) 다운타운에 있는 베스 퍼포먼스 홀(Bass Performance Hall)을 향하였습니다. 오늘은 오후 3시부터 3명의 연주자가 피아노 협주곡 1곡씩을 연주하는 마지막 파이널 4라운드가 진행되고 저녁 7시에는 이번 콩쿠르의 최종 결과를 발표하는 날입니다. 그래서인지 초조한 마음은 텍사스의 긴 태양과 더불어 우리 모두에게 더위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는 듯합니다.

 

포트워스 다운타운의 메인 스트리트에 있는 선댄스 스퀘어(Sundance Square)


  포트워스의 다운타운 거리는 전세계에서 388명의 피아니스트가 지원을 하여 그 중에 선발된 연주자들이 30명의 연주자들이 6월2일부터 콩쿠르가 시작되며 18명의 준준결승 진출자, 그 다음 12명의 준결승 진출자, 그리고 금메달을 놓고 경쟁하는 6명의 결승 진출자의 스케줄에 맞추어 수백명의 자원봉사자와 함께 음악축제를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그러한 그들에게는 뜨거운 햇빛조차 콩쿠르의 열기에 잠시 물러난 듯 수많은 사람들이 다운타운의 메인 스트리트에 있는 선댄스 스퀘어(Sundance Square)에서는 라이브로 베서 홀에서 연주되는 모든 순간 순간을 라이브로 감상하고 있습니다. 

파이널 3라운드에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하는 임윤찬

  3시 공연이 끝나고 모두들 서둘러 저녁을 먹고 7시에 반 클라이번 콩쿠르 시상식이 진행되는 베스 홀에 도착을 하였습니다. 지난 화요일부터 6명의 최종 결선자들이 4번의 라운드 동안에 2개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하였습니다. 특히 이번 결승 결선자 가운데 18세의 최연소의 나이로 지난 금요일의 파이널 3라운드에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완벽하게 연주한 임윤찬 군에게 좋은 소식이 있기를 기대하며 잠시 긴 호흡을 다져봅니다. 

심사위원들 소개가 있고 드디어 콩쿠르 결과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심사위원들 소개가 있고 드디어 수상결과를 소개하는데, 세계 음악 팬이 참여한 인기투표 결과에 따른 청중상과 현대 곡을 가장 잘 연주한 경연자에게 주는 비벌리 테일러 스미스상에 임윤찬의 이름이 불렸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최종 심사결과 3위 동메달은 우크라이나의 드미트로 쵸니, 2위의 은메달은 러시아의 안나 게뉴시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번 콩쿠르의 심사위원장인 지휘자 마린 올솝이 직접 1위 수상자 골드메달에 임유찬의 이름을 부릅니다. 

한국의 18세 피아니스트 임윤찬군이 포트워스에서 열린 제16회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로 우승하는 순간

  앞선 준 결선에서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 12곡 전곡을 65분 동안 완벽하게 연주를 하고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압도적인 기량으로 연주를 했던 그를 향해 엄청난 함성과 함께 모두들 기립박수로 18세의 어린 피아노 거장의 탄생을 축하하였습니다. 한국의 18세 피아니스트 임윤찬군이 포트워스에서 열린 제16회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로 우승을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클라이번 콩쿠르는 경연대회이자 음악축제입니다.

  올해로 60주년을 맞는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는냉전이 한창이던 1958년 옛 소련에서 열린 제1회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해 '미국의 영웅'으로 떠오른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1934-2013)의 업적을 기려 1962년부터 반 클라이번이 살았던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시에서 반 클라이번 재단 주최로 4년마다 열리고 있습니다. 원래는 지난해에 열리게 되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1년 후인 2022년에 열리게 되었습니다.

베스 홀 로비에서 콩쿠르 입상자의 오디오 파일을 팔고 있습니다.

  세계 3대 피아노 국제 콩쿠르로 꼽히는 쇼팽 콩쿠르, 차이콥스키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 같은 명성을 가진 북미 지역의 콩쿠르로 라두 루푸, 루돌프 부흐빈더 등 전설적인 피아니스트들이 이 콩쿠르를 거쳐갔는데, 한국인 중에서는 피아니스트 2009년에 손열음이 2위를 하였고 2017년에 선우예권이 우승을 하였으며 올해에 최연소로 참석한 임윤찬이 신들린 기량으로 우승을 하였습니다. 

The Cliburn 콩쿠르에서 만난 피아노의 거장 '임윤찬'에게서 희망을 만납니다.


  러시아의 대 작곡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하는 동안 그의 신들린 손가락을 바라보며 많은 관객은 세상이 복잡하고 서로의 이기적인 싸움에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으며 신음하는 세상에서 순수함을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이곳에는 단지 서로에게 더하는 수많은 말과 마음이 있을 뿐입니다. 그 속에 향기와 사랑이 있다면 편지를 써 본지 기억조차 없을 정도로 오랜 시간이 지나 이제는 써 놓은 글귀조차도 희미할 때에 우리의 소중한 기억을 되살리게 합니다. 그리고는 그 아름다운 향기를 음악에 듬뿍 넣어 무엇을 하고 싶은 지, 어떻게 느꼈는지 말이 없이 눈짓이나 행동, 그리고 형언할 수 없는 터치로 피아노 건반을 통해 청중에게 이야기합니다. 그리고는 한국과 러시아, 그리고 우크라이나를 대표한 연주자들이 서로에서 위로를 하며 모두가 우승자임을 표현할 때 비로소 The Cliburn 콩쿠르에서 만난 피아노의 거장 '임윤찬'을 바로 보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의 베스 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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