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세상의 아름다운 모든 것을 이 땅 위에 내릴 수만 있다면 순간 순간에 맺힌 삶의 공간을 더욱 풍성하게 누릴 수 있는 시간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삶의 매 순간마다 표현되는 변화나 성취는 때로는 나의 욕심이 되어 누군가 지켜본다면 좋아할 순간을 만들며 아름다운 삶의 영역들을 야금야금 갉아 먹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모든 사람들이 욕망을 버리고 더불어 만나고 떠날 수 있다면 이 세상의 가장 아름다운 것들만 찾아 우리 가슴 속에 심을 수 좋은 여행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텍사드 대학의 데이비드 버스 교수가 이야기 했던 것처럼 욕망은 진정으로 진화의 산물이던가? 욕심이라는 인간 한 곁에 따라오는 지긋지긋한 열병은 연일 100도가 넘는 계절에 더욱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려는 인간의 욕망은 여행에서 조차 나를 가만히 두지 않습니다. 제법 선선한 아침이라지만 자동차에 찍힌 아침의 기온은 벌써 90도를넘어서고 있습니다. 달라스를 출발하여 35번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한참을 달리다 보니 벌써 킬린(Killeen)으로 향하는 190번 도로가 보입니다. 오래 전부터 늘어난 텍사스의 인구를 반영하듯 35번 하이웨이 곳곳에는 도로 확장 공사를 하느라 6월의 무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열정의 땀을 뿌리고 있습니다.
190번 도로를 따라 서쪽으로 50분 정도 운전을 하면 봄에 텍사스의 야생화로 유명한 도로 281번 도로를 만나게 되는데, 여기에서 남쪽으로 20분 정도 내려가면 Marble이라는 도시를 만나면서 이름도 생소한 Longhorn Cavern State Park 입구를 만나게 됩니다. 이곳에선 텍사스에서 그리 흔치 않은 언덕들이 주위를 감싸며 이곳이 범상치 않은 곳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Longhorn Cavern State Park, Inks Lake State Park, 그리고 Perissos Vineyard and Winery 등 수많은 사인이 이곳을 찾은 낯선 여행자를 반기고 있습니다.
Longhorn Cavern은 텍사스의 유일한 주립공원으로 되어 있는 동굴로 주위에는 Inks Lake State Park, Enchanted Rock State Natural Area 등 아름다운 텍사스만의 경관과 더불어 멋진 드라이브 코스를 자랑합니다.
어스틴 다운타운을 가로지르는 콜로라도 강(Colorado River)이 이곳을 끼고 흐르고 있어 강을 따라 이어지는 계곡 또한 이곳만이 간직하고 있는 풍경을 통해 욕망이라는 커다란 절벽을 만난 우리에게 조그만 쉼터가 되어줍니다.
동굴에 도착하면 2개의 건물이 있는데 오른쪽 건물로 들어서면 동굴 입구가 나옵니다. 크리스마스를 제외하곤 날마다 오픈하는데, 6월에서 8월까지는 많은 여행객으로 분비는 곳으로 미리 예약(www.longhorncaverns.com)을 하는 편이 좋을 듯 합니다. 왜냐하면 아침 10시부터 한 시간 간격으로 오후4시까지 한번 투어당 40명으로 인원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예약 없이 동굴에 갔다가 투어를 참가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동굴 투어에는 여러 가지 투어가 있는데, 가장 기본적인 데일리 투어는 1시간 30분 정도를 40명 제한 인원으로 가이드와 같이 하게 됩니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16불로 점심까지 같이 패키지로 구입을 하면 23불에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텍사스내의 모든 주립공원은 주립고원 패스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지만 이곳에서는 3불 디스카운트하여 13불을 지불해야 합니다. 또한 데일리 투어 말고도 Wild Cave Tour 등 다른 옵션이 있기 때문에 상황에 맞게끔 복장이나 요금을 준비하면 될 것입니다.
계단을 따라 조심스레 내려가면 자연스레 만들어진 동굴입구가 보이는데, 땅 위에선 상상할 수 없었던 크기의 공간이 우리를 맞이합니다. 가이드가 박쥐 이야기며 온갖 바위의 전설과 이어진 미담들을 듣고 있노라면 동굴의 끝자락에서 마치 어느 한 건축가가 대리석을 잘 다듬어 만든듯한 아름답고도 놀라운 공간을 만나게 됩니다. 잘 정돈된 조명과 함께 마치 현대 감각의 대리석 신전을 지나는 듯 합니다.
Longhorn Cavern은 가끔 동굴 콘서트가 열리는 몇 안 되는 곳으로 유명하며, 동굴 안에는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콘서트 홀이 있고 거기에 간단 무대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동굴이기에 설계에 의해 만들어진 음향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음향을 통해 얻어지는 이곳만의 연주회는 이곳을 더욱 아름다운 공간으로 만들어집니다. 자연적으로 생긴 싱크 홀을 통해 연주에 필요한 도구들을 운반하며, 최대한 인공을 가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소리를 만들어 나가는 공간입니다. 진화의 문명 속에 나 자신의 욕망을 가감 없이 울리는 자그만 동굴의 울림과 잔향 속에 차분히 내려놔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