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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찬 Jan 09. 2024

가을의 선율 여행을 떠나며.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푸른 바람도 어느덧 가을을 실어 나르는 바람이 되고 가을을 닮은 많은 이들을 생각하게 하는 계절, 길고 긴 삶의 여정가운데 조그만 것 하나도 놓칠 수 없는 우리에게 깊은 감동을 주는 계절, 당신의 따스한 미소가 생각이나 어디론 가 멀리 떠나 자신만의 깊은 상상 속에 감히 내 속에 내려놓지 못했던 많은 일들을 심어버릴 수 있는 계절, 우리 안의 아주 작은 것조차 하나하나 떠올라 감당하기 어려울 때에 당신의 따스한 미소를 찾아 다시 우리의 발걸음을 재촉할 수 있는 계절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텍사스와 오크라호마 지역에는 가을이 찾아오나 봅니다.

  이곳 달라스에 사는 이들은 이곳에는 갈 곳이 없다고 말합니다. 성큼 찾아온 가을을 깊이 호흡하며 신선한 삶의 원동력을 얻고 싶은데 그러한 곳이 없다고들 말합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주위를 살펴본다면 보다 많은 곳에 가을의 낭만을 수놓으며 우리 삶에 쉼을 줄 수 있는 조그만 가을 선율의 여행을 떠날 곳이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자동차로 짧게는 2시간 길게는 4시간 정도 운전을 하여 그냥 스쳐 지나가는 슬픈 인연처럼 잠시 후면 사라질 것이지만 계절의 풍성함을 몸소 느낄 수 있는 많은 곳들을 말입니다.


  출발할 때는 그냥 도시락 하나와 가을 노래가 가득 담긴 MP3 플레이어 하나 그리고 삶의 변화를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드릴 수 있는 넓은 마음을 메모할 수 있는 메모지 한 장이면 됩니다. 자동차를 타고 복잡한 달라스를 탈출하여 가을 내음이 가득한 곳을 운전할 때면 가을의 선율은 거대한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바이올린의 카덴자를 타고 우리의 마음을 흔들 것입니다. 때로는 보로딘의 현악4중주 제2번의 3악장처럼 슬픈 분위기로 보기에는 애절하고 조금 밝은 분위기로 보기에는 보다 애절한 느낌을 주는 관악기가 빠져버린 스트링 음악, 잠시 케빈컨의 ‘Return to love’을 들으며 예전의 드라마 ‘가을동화’ 속으로 들어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니면 한혜진의 ‘갈색 추억’을 기억하며 희미한 갈색 등불 아래서 식어가는 커피잔을 기억하며 옛사랑을 회상하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오클라호마를 지나 알칸소로 이어지는 1번 도로 전경

  끝없이 이어진 산새를 따라 알칸소 7번 도로를 여행할 때면 지나간 자동차의 흔적을 쉽게 덮어버릴 만큼 끝없이 내리는 갈색의 나뭇잎의 향연, 오클라호마를 지나 알칸소로 이어지는 1번 도로에서 내려다본 불타는 광야, 세상의 빛깔은 우리의 마음과 같아 나의 마음을 그대로 광야에 심을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가을의 흔적을 겹겹이 쌓은 계곡의 굉음을 따라 이어지는 물줄기는 어느새 큰 폭포수가 되어 물씬 가을의 향기와 더불어 우리를 깊은 가을의 낭만으로 이끌어 갑니다. 

오크라호마에서 가장 가을을 깊에 느낄 수 있는 '비버밴드 주립공원'

  어느 시인의 가을 예찬에 ‘이처럼 가을은 함께 느끼며 하나가 되어 즐길 수 있는 축제의 계절이 아닌가? 또한 가을이란 계절은 분명 가야 할 길과 그 목적지를 인도해주는 안내자이기도 합니다. 철새가 정든 둥지를 박차 어디론 가 떠나고 그토록 소리질러대든 매미는 제갈 길을 찾아 입을 꾹 다물어 버렸습니다. 무덥던 여름의 태양은 또 어디로 숨어버렸는가? ‘라고 이야기하며 가을의 의미를 나의 마음속 깊이 되새기게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가을이란 이름으로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가을 풍경을 함께 우리에게 분명한 삶의 목적과 축제의 계절을 선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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