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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찬 Jan 15. 2021

신의 정원 자이언 캐년 국립공원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굵은 빗방울 소리가 밤새 우두둑 거리더니 1월의 둘째 주에 달라스에 포근한 눈송이가 아닌 방울 방울 신의 차가운 숨결을 묻어내듯 싸리눈이 되어 대지를 흠뻑 적시고 있습니다. 이왕 내릴 거면 싸리눈 보다는 함박눈이 내렸으면 하였지만, 금새 내린 눈은 빙판을 이루어 온 도시를 멈추게 하고 있다. 그래도 추함도 깨끗함으로 색칠되는 싸리눈을 얼굴에 맞아보니 모든 것은 정지되어 있는 세상을 바라보며 올 겨울 처음으로 맞이하는 세상이기에 살며시 미소를 지어봅니다. 


Springdale에서 바라본 Zion Canyon National Park


  날씨가 너무 추워 창가에 피어 오르는 새하얀 성애를 살포시 걷어내며 커피 한 잔의 그윽한 향에 삶의 끈적함을 창가에 기대어 호호거리며 세상을 걷어내니 마치 신의 정원 새하얀 바위를 따라 흩어지던 여행의 흔적들이 하나 둘 투영되어지고 있습니다. 그토록 하얗고 아름답던 바위들이 있던가? 고도의 높은 태양빛을 받아가며 눈이 부시도록 빛나던 바위에 둘러싸여 이곳이 신의 정원임을 깨달을 때까지 한 참 동안은 축복받은 이곳의 절경에 넋을 잃고 서있던 생각이 납니다.


자이언 캐년 국립공원 비지터 센터

  애리조나의 북쪽에서 들어선 유타의 첫 관문인 캐납(Kanab)이라는 작은 도시를 떠나 89번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20분 정도 운전을 하다 보면 왼쪽 저 멀리 하늘을 향해 찌를 듯이 범상치 않게 서있는 웅장한 바위산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윽고 9번 도로를 만나 오른쪽으로 턴하면 20분 정도 운전을 하면 비로소 신의 정원이라고 일컬어지는 유타주의 1호 국립공원인 자이언 국립공원(Zion Nation Park) 동쪽 입구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는 그랜드 캐년, 브라이스 캐년과 더불어 미국의 3대 캐년이라고 불리우는 자이언 캐년 입구에서부터 범상한 산새에 금새 환상 속으로 빠져들고 맙니다. 

자이언 캐년 국립공원

  지구의 아주 깊은 곳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 사막의 계곡 지역이 가진 놀랄 만큼 풍부한 생태계와 오래 전 이곳의 원주민들이 남긴 자취 등을 볼 수 있는 곳, 아름답고 드넓은 미국땅에서 아주 특별하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오묘한 자연의 유혹과 구불구불 이어지는 자이언 캐년 안의 드라이브는 이곳을 찾은 모든 여행자들을 숨막히게 합니다. 사람들 사이에 신의 정원이라고 일컬을 만큼 장대한 바위산과 그 사이로 난 계곡을 내려보노라면, 사람이 아닌 신들이 사는 세계 속으로 들어간 듯한 느낌마저 들만큼 신비한 세계로 빠져들고 맙니다.

Angel's Landing으로 가는 길목

  오래 전에 몰몬교도들이 이곳으로 이주하면서 자이언 (시온)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는데, 미국의 가장 좋은 땅을 그들이 전부 차지했다고 이야기 할 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자이언 캐년의 가장 낮은 곳의 높이가 3,666ft(1,117m), 가장 높은 곳의 높이가 8,726ft(2,660m)로서 Pink Cliffs, White Cliffs, Vermillion Cliffs 등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거대한 절벽을 형성하고 있다. 그래서 수많은 여행객들이 이곳을 찾아 그들 만의 방식으로 여행을 즐기곤 합니다.

Zion Mount Carmel Hwy

  자이언 캐년은 동쪽과 서쪽의 두 군데 입구가 있는데, 자동차를 가지고 갈 경우는 한대당 25불, 자동차 없이 들어갈 때는 일인당 12불씩을 지불하면 됩니다. 대부분의 사람과 차량은 라스베가스와 연결되는 15번 하이웨이가 있는 서쪽 입구로 진입을 합니다. 동쪽은 캐납과 연결되어 있어 브라이스 캐년 혹은 파월호수와 연결이 되어 오는 여행객들의 주로 이용하게 되는데 바위산을 뚫어 만든 터널은 과히 장관입니다.


Zion Canyon으로 향하는 길인 The Zion-Mount Carmel Hwy

 

  터널은 매우 협소하여 캠핑카와 같은 차들이 2차선으로 지나갈 수 없어서 번갈아 가면서 차량을 이동시키는 모습은 매우 이색적이다. 터널을 통과하자 마자 펼쳐지는 자이온 캐년은 파노라마는 핸들에서 손을 잠시라도 뗄 수 없을 만큼 아슬아슬한 도로를 운전하며 무서움 보다는 자연의 위대함에 겸손이 내려놓은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Zion Canyon안에서는 자동차를 가지고 갈 수 없으며 셔틀버스로 움직여야 합니다.


  숨이 막히도록 아름답고 신비로운 신의 공간에 초대되어 고요히 자신의 내면 속을 바라보며 백 만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쉬지 않고 흐르는 캐년안의 버진강의 꾸준함을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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