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수많은 일들로 답답했던 가슴을 쓸어 내리며 언제 이해가 지나가나 하며 마음을 조렸던 시절이 벌써 2021년 2월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하소연 할 일이 없다면 모두들 행복하겠는데 묵은 가슴이나마 하소연을 어디엔가 할 수 있는 아름다운 동행들이 우리가운데 있어서 한 시절 한 시절을 고맙게 살아가고 있진 않나 생각해 봅니다. ‘매일 행복하진 않지만,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라고 이야기하는 만화 영화 속 주인공의 대화처럼 이렇게 한 점 한 점 찾아오는 행복한 일들을 우리가 차지할 수 있다면 많은 분들이 힘들어하는 이때에 보다 행복 지수를 높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나의 행복은 여행에서 찾습니다. 단지 내가 바라보는 그 자체로, 지난 시간을 아쉬워하며 아직도 구석진 가지를 떨쳐버리지 못해 쓸쓸히 매달려 있는 색깔 바랜 나뭇잎의 형상 속에 그들이 만들어 놓은 빛깔의 순수함과 고귀함 속에 기쁨을 만날 수 있습니다. 겨울의 색을 입은 산 속을 방황할 때 영문을 모른 체 이방인의 모습을 관찰하는 사슴의 무리들의 영롱한 눈빛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쌓였던 피로가 햇볕 속에 녹아 흐르는 빙설처럼 살그머니 녹아 달아나버립니다.
세상의 빛을 달군 만큼 찬란한 이름 모른 붉은 색 바위에 스쳐 지나는 한 겨울의 매서운 바람은 순수한 자연의 빛에 달구어져 오히려 포근함으로 내게 다가옵니다. 가끔은 사람이 좋아 산에 오를 때도 있지만 그 속에서 이름도 빛도 없이 우리를 인정하고 있는 아름다운 자연에 취해 무릉도원을 꿈꾸며 바로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린 것이 수백 번, 땅 위에 흩어진 모래알과 같이 평범한 자신을 발견하곤 마음의 교만이나 고민이 살그머니 대지의 한 켠으로 물러나게 됩니다.
아리조나 주의 북쪽 89번 도로를 타고 하염없이 북쪽으로 달렸더니 유타주의 남쪽 관문인 조그만 도시 케납(Kanab)이 눈에 들어옵니다. 신의 땅이란 별칭이 붙여질 만큼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땅이라고 여겨지는 유타 주로 들어선 것입니다. 자이언 캐년(Zion Canyon), 브라이스 캐년(Bryce Canyon), 캐피털 리프(Capitol Reef), 아치스(Arches), 그리고 캐년랜즈(Canyonlands) 등 무려 5개의 국립공원(National Park)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수많은 경관을 가지고 있으며 유타주 대부분이 공원이라고 할 만큼 곳곳이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매년 여름이면 선덴스 영화제 (Sundance Film Festival), 유타 섹스피어 축제 (Utah Shakespearean Festival)등이 열리며 수많은 여행객들이 축제를 찾아 유타주로 몰려 듭니다.
몰몬(Mormon)의 본산으로 유타 인구의 70% 정도가 몰몬교도이며 1847년 그들의 정착과 함께 유타주의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종교가 정치·경제·교육·문화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커서 종교를 제외한 주의 단독적 발달은 생각할 수 없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주 정부 예산의 절반을 교육에 투자를 하여 유타주의 고등학교 졸업자 비율과 학력의 평균수준이 미 전국에서 가장 높다고 합니다. 또한, 유타 심포니 오케스트라(Utah Symphony Orchestra), 웨스트 발레단(Ballet West), 태버너클 합창단 (Tabernacle Choir), 등 뛰어난 예술 단체들이 있고 특히 360명의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대 성가대 몰몬 태버너클 합창단 (Mormon Tabernacle Choir)은 세계적으로 유명합니다.
유타의 북쪽 그레이트 솔트 호(Great Salt Lake) 옆에 위치한 솔트 레익 시티(Salt Lake City)는 주도이면서 2002년에는 제19회 동계 올림픽이 개최되었던 도시입니다. 수많은 스토리를 간직한 종교의 도시로 몰몬의 총 본산인 템플 스퀘어(Temple Square)가 있어 수많은 여행객들이 신앙이 아닌 여행으로 이곳을 찾아 몰몬 태버너클 합창단의 공연을 보고 가기도 합니다.
고도의 산들과 아름다운 호수, 그리고 감히 눈을 돌리기 힘들 정도로 유수한 자연 환경 때문에 우수개 소리로 몰몬교도들이 미국의 가장 아름다운 땅들을 전부 소유했다고 표현을 합니다. 대부분의 인구가 솔트 레익 시티 주변에 몰려 있기 때문에 유타주의 곳곳이 어느 다른 주 보다 한적하긴 하지만, 끝없이 펼쳐진 아름다운 환경과 더불어 종교색이 짙은 유타주를 여행하다 보면 잠시도 여행하는 이들을 지루하게 하지 않을 무언가가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