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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찬 Mar 08. 2021

2021년에 꼭 음악을 꼭 즐기세요.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아주 오랜 옛날 한 부족에 엄청난 문제가 생겼습니다. 오랫동안 가뭄이 계속되는 바람에 땅이 갈라지며 몇 년 동안 극심한 흉년이 계속 되었던 것입니다. 결국은 부족장이 많은 사람들을 모아놓고 신에게 기우제를 지내기로 결정을 하였습니다. 많은 사람이 이름도 모양도 알 수 없는 일정치 않은 악기 소리와 장단에 맞춰 재단 주위를 돌기 시작합니다. 리듬이 점점 빨라지면서 그들의 입에선 내용을 알 수 없는 주문이 쏟아지고 퉁퉁거리는 발 동작 하나 하나가 이미 그들의 의식이 최고조에 이르렀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그들이 준비한 재물을 들이고 다시 서서히 그들의 행위가 종결부분을 향해 조용이 정리가 되고 있습니다.

원시 부족의 중얼거리는 주문 속에는 그들만의 시와 문학이 악기를 두드리며 발을 구르는 동작에는 음악과 댄스가 있었습니다.

  아마도 원시부족은 그들의 삶과 직결된 의식을 음악과 여러 가지 행위를 들어 사용했습니다. 생존과도 연관이 되어 있었고 어쩌면 그들의 사회성과도 깊은 연관이 되어있을 것 같습니다. 중얼거리는 주문 속에는 그들만의 시와 문학이 담겨있었고 재단을 행진하며 발을 구르는 그 동작 하나 하나엔 그들만의 댄스가 담겨있었으며 악기를 연주하며 외치는 주문 속에 그들의 위대한 콘서트가 이루어지고 있었으리라.

나는 음악 없이는 하루도 못살아 하면서도 음악은 무엇이가 하는 수많은 문제에 대해 지금까지 고민하고 있읍니다. 

  세상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어떤 음악이든지 음악을 듣지 않는 날이 없을 만큼 많은 종류의 음악이 있습니다. 의식을 위한 음악이 있는가 하면 공연을 위한 음악이 있고 단지 오락을 위한 음악도 있으며 실험적인 음악 또한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는 음악 없이는 하루도 못살아” 라고 수다를 떨면서도 막상 그들 앞에 놓여진 음악은 과연 무엇인가라는 문제에 직면을 하면 어느 누구도 쉽게 대답을 할 수가 없는 듯 합니다. 왜냐하면 저마다 생각하는 음악에 대한 관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학교에서 교육 받은 그대로 설명을 한다면 음악은 “음악은 음(소리)으로 우리의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는 시간적인 예술”이라고 설명을 합니다. 어떻게 보면 학문적인 의미에서 이 말의 의미는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이 들지만 때로는 나를 괴롭히는 명제가 “무색(無色)도 색이다.”라는 주장입니다. 직접적으로 표현을 한다면 “소리가 없어도 음악이다.”라는 나의 정의를 도출해 낼 수가 있는 것입니다. 노자(老子)는 “도를 도라고 말하면 그것은 참된 도가 아니다.” 라고 말했는데 이것은 인간의 언어로 표현되는 논리의 부정이고, 결국 철학 자체의 부정으로 연결이 되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음악은 음으로 우리의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한다.”는 학문적인 의미가 모든 음악을 규정하는 대표언어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달라스 오페라단이 연주하는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헴'. 오페라 속에는 음악, 연극, 시, 무용 등 모든 요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실 소리로 음악을 규정한 것은 근대 이후이지 옛날에는 음악이라는 용어 속에는 무용, 시, 음악, 연극, 그림 등의 모든 요소가 포함되어 있었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이렇게 시대와 공간을 따라 음악에 대한 많은 정의와 표현의 방법이 다양하게 나타나게 되는데 결국 ‘음악은 소리를 바탕으로 한다.’는 현재의 학문적 정의는 시대성과 공간성을 통해 정해지는 것이지 그것이 하나의 정의로는 정확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20세기의 철학가요 작곡가인 John Cage와 그의 작품인 4분 33초 악보, 악보에는 아무것도 없이 단지 4분 33초 동안의 소음의 우연성으로 음악을 만들어냅니다.

  20세기의 철학가요 작곡가인 John Cage의 4분 33초의 음악을 들어보세요. 단지 연주자가 무대위로 등장하여 4분 33초 동안 아무런 연주를 하지 않은 채 있다가 그대로 인사를 하고 퇴장을 합니다. 단지 관객은 4분 33초 동안의 서로의 심장소리, 기침 소리, 밖의 자동차 소음 등 그 순간 순간에 일어나는 소음이 우연성의 음악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음악은 소리로 우리의 느낌을 표현한다.”는 학문적 의미와는 전혀 상관이 없이 소리 없이 무대에 놓여있는 악기, 소음들, 이 모든 것들이 20세기와 21세기에 이르러 음악의 한 장르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것은 곧 음악이다” 라고 표현한 John Cage의 표현이 맞을 듯 합니다.

  저는 말하고 싶습니다. 어떠한 사람이 “음악은 무엇인가?” 라고 질문을 한다면 음악에 대한 개념자체를 옛날로 돌리고 싶은 심정이 간절합니다. 삶과도 직결될 만큼 소중한 존재, 즉 John Cage의 명언처럼 “음악은 곧 우리가 하는 모든 것이다.”라는 표현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2021년에도 계속 음악을 같이 나누고 즐겨야 하는 이유중의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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