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달라스(Dallas)의 금요일 오후는 무척 분주합니다. 한인 타운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교통행렬은 잠시 머리를 식히려 달라스 인근 도시인 포트워스(Forth Worth)의 킴벌 아트 뮤지엄(Kimbell Art Museum)으로 향하는 나의 마음을 시샘하듯 잠시라도 여유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몬드리안(Mondrian)이나 피카소(Picasso)의 작품을 실제로 볼 수 있는 이유 하나로 나에게 있어서 자주 찾게 되는 매우 유익한 공간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음대를 다니던 시절에 일부러 미술 작업실을 찾아가 그곳의 공기를 가슴속 깊이 마시고 정기를 읽으려고 노력할 정도로 평소에도 그림을 무척이나 좋아하기 때문에 Kimbell Art Museum은 나에게 있어서는 달라스 인근의 최고의 휴식처입니다.
특히 금요일은 오후8시까지 뮤지엄안에 위치한 조그만 레스토랑과 더불어 오픈하기 때문에 바쁜 일과가운데 시간을 쪼개기가 어려운 자신으로서는 전시회를 즐기기에 적당한 시간임에는 분명합니다. 도심에 위치해 있음에도 여유 있는 금요일 오후의 전경들…… , 늦은 시간까지 있을 수 있기에 시간의 압박이 없어지고 여유 있게 레스토랑에서 커피 한 잔과 서점에 둘러 작품 해설 집을 찾아가며 감상하는 그림의 묘미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Kimbell Art Museum은 포트워스의 다운타운과 연인 혹은 가족들과 걸을 수 있는 Trinity River를 사이로 서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건축가 루이스 칸에 의해 디자인된 조각 같은 건물 속을 지나가다 서쪽 창가를 바라보면 아늑한 숲을 배경으로 뿜어지는 분수 사이의 무지개 빛과 어우러지는 조각상의 아름다운 자태와 비춰오는 석양의 빛이 타운의 빌딩에 반사되는 역광이 화려하기에 그지없습니다. 루이스 칸의 건축과 뮤지엄 자체가 왜 미국에서도 아주 유명한 아트 뮤지엄이 되어있는지를 알게 하는 중요한 단서가 됨이 분명한 듯 합니다.
1936년 “Founding Father”라고 불리는 사업가이자 수집가인 Kimbell에 의해 설립한 미술재단이 모체가 되어 지금의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뮤지엄 중의 하나인 Kimbell Art Museum으로 발전하였는데 이는 상당한 미술 애호가이던 Kimbell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그는 성공한 사업가이자 수집가였는데 1920년대부터 유럽의 저명한 화가들의 작품을 사들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는 Fort Worth City도서관 로비에 오랫동안 유명 작품을 전시하였던 것을 모체로 재단이 만들어지고 결국 재단에서는 1966년에 Museum 설립을 의뢰하고 근대주의 건축의 2세대 기수로 알려진 루이스 칸에게 설계를 위촉을 하여 본격적인 Museum설립에 들어가게 됩니다. 위촉 받은 칸은 소품 중심의 분위기를 살린 휴먼 스케일의 공간을 창출, 자연광선이 들어오는 전시공간에 미술품을 전시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하였습니다. 그 결과 근대주의 이론에 충실한 칸의 건축은 내부에 전시된 미술품들과 더불어 영구적인 가치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길이가 30m나 되는 곡면 볼트(vault)로 이루어진 공간 중심을 은빛 자연광선이 은은하게 비춰 주는 신비로움입니다. 각 전시실에는 카라바조, 세잔, 쇠라, 몬드리안, 피카소 등, 거장들의 수많은 그림들을 비롯하여, 중국 ·인도 ·일본 등 동양의 고 미술품들도 함께 소장되어 있어서 날마다 일반인들에게 전시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에게 쉽게 만날 수 없는 엄청난 기회를 제공함이 분명합니다.
저는 그림을 잘 그리지는 못하지만 그림을 아는 것은 음악을 아는 것과 동일하다고 느낄 만큼 그림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시간이 될 때마다 Kimbell Art Museum의 그림을 동 시대의 음악과 비교하며 여러분들에게 소개하려 합니다. 왜냐하면 "예술이란, 의식적인 존재가 작업에 의하여 아름다움을 산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라는 사전적 의미처럼 예술을 안다는 것은 아름다움의 산출방식이요 또한 이민생활에 지쳐 삶이 찌들어갈 때 뭔가 우리에게 아름다움을 산출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나 자신이나 여러분들에게 있어 무척 즐거운 일이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