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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찬 Apr 21. 2021

인디언의 신앙의 흔적을 따라 치메이요로 가보자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산타페의 첫날 밤은 해발 7000피트의 높은 산자락의 고산에 위치한 영향도 있지만 산타페 내셔널 포레스트(Santa Fe National Forest)의 깊은 호흡이 나의 가슴을 억누르고 있습니다. 봄이지만 제법 쌀쌀한 산타페의 공기를 가르며 리조트 밖으로 나가보니 수백 년의 역사를 이곳에 묻고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던 외세의 문명을 인디언 그들만의 독특한 모습으로 변화 시켰던 이곳 원주민의 모습을 가슴으로 그려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76번 도로에서 인디언의 흔적을 쫓으며 타오스(Taos)의 인디언 푸레블로에서 살아있는 인디언 문화를 체험하고 그들과 같이 캔버스에 하나의 줄을 그어보는 시간을 갖는 날입니다. 아침 일찍 서둘러 세상에서 가장 멋있는 곳에서 먹을 점심을 준비하며 촘촘히 내려앉은 산타페 구름의 흔적을 색칠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높은 고지에 적응이 안된 나는 더부룩한 속을 진정시키고자 연거푸 산타페의 시원한 물을 마셔봅니다.

자동차를 운전하여 아도비 양식으로 되어 있는 마을을 빠져나가니 수천 년의 거친 바람과 자연환경에 인간의 힘으로는 만들 수 없는 각양 각색의 자연석들이 285번 도로를 감싸고 있습니다. 285번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계속 올라가다 보니 우리가 방문할 오페라 하우스가 찬란한 아침 햇살을 마주하며 장엄하게 서 있습니다.

  오늘 오전에는 산타페에서 북쪽으로 30분 정도 운전을 하면 76번 도로상에 위치한 치메이요(Chimayo)라는 조그만 동네를 방문한 예정입니다. ‘미국판 루르드의 기적(Lourdes of America)’이라고 알려진 유명한 치메이요 성당(El Santuario de Chimayó)이 위치한 곳, 우리가 알 수 있는 평범한 성당이 아니라 인디언 문화에 융합되어 있는 칠리 고추게 곳곳에 매달려 있는 조그만 성당입니다. 

 오래 전 어느 농부가 꿈에서 계시를 받고 땅을 파보니 십자가가 나왔고, 그 땅의 흙을 만졌더니 모든 병이 싹 나았다는 이야기가 있는 곳, 그래서 지금도 그 기적을 찾아 미국의 많은 카톨릭 순례자들이 이곳을 꼭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때로는 산타페에서 이곳까지 걸어서 오는 순례자, 혹은 십자가를 지고 오는 순례자가 있다고 하니 이곳의 기적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감동시키는지 알 수 있습니다.

  치메이요에는 조그만 계곡이 감싸고 있는 아주 시골 동네입니다. 인디언들의 문화가 그대로 묻어 있고 그들의 현실의 삶이 곳곳에 베어나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에 들으며 곳곳에 이곳 전통 레스토랑들이 있는데 이곳의 요리 재료들로 만든 칠리소스와 살사 등을 곁들인 요리를 맛볼 수 있으며 또한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이곳의 레스토랑들은 대부분이 작을 갤러리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수많은 예술 작품들과 어울리는 장식, 그리고 음식, 모든 것이 이곳 원주민에게 동화된 그들만의 문화의 정취를 뿜을 수 있는 멋진 것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도로 곳곳에 이름을 알 수 없는 오래된 장인들과 예술가들의 집들이 있고 갤러리가 있습니다. 이곳을 빠져나가는 것도 몇 일이 걸릴 정도로 많은 관심거리들이 산재해 있는데 제한된 시간이 우리의 길을 서두르게 하고 있습니다.

  치메이요에서 나와 록키산맥 줄기를 따라 아슬아슬하게 놓여진 76번 도로를 따라 수백 년 전의 인디언 흔적을 가슴에 담으며 북쪽으로 운전을 하다 보면 트람파스(Trampas)라는 조그만 인디언 마을을 만나게 되는데 마을 중심부네 허스름한 교회 하나가 있다. Las Trampas라는 이 교회는 1751년에 지어진 교회로 아도비 양식을 대표하는 교회양식으로 세계 많은 곳에 알려진 곳이다. 비록 보잘것없어 보이는 허스름한 교회지만 이곳을 여행할 때는 이곳을 꼭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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