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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찬 Apr 14. 2021

Sendia Crest Mountains의 석양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달라스는 봄의 여운을 흘리지 못하여 다가올 텍사스의 무더위를 시샘하듯 시원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텍사스의 건조한 날씨에 어울리지 않게 제법 많은 비를 뿌려 싱싱한 봄의 여운을 아직도 길게 느끼고 있습니다. 알지 못하는 로컬 도로를 따라 미국 여행을 떠나는 것은 마치 미지의 세계를 찾아 긴 시간의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흥미롭습니다. 계절의 푸르름을 여러 시간 달려 뉴 멕시코에 도착을 하니, 마치 자신이 시간의 여행을 떠나 가을에 이른 것처럼 노랗게 물든 이름 모를 식물들이 황량한 초원을 뒤덮고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도 거친 생활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처럼 이들도 6000피트가 넘는 곳을 적응하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은가 봅니다.

끝없이 펼쳐진 텍사스 평원을 벗어나 40번 하이웨이를 따라 서쪽으로 달리다 보니 어느덧 석양이 여행자를 맞이합니다.

  끝없이 펼쳐진 텍사스 평원을 벗어나 40번 하이웨이를 따라 서쪽으로 한참을 달리다 보니 서쪽으로 수많은 산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록키산맥의 줄기가 남쪽으로 콜로라도를 지나 뉴멕시코에 이르는 지역입니다. 저 멀리 콜로라도 쪽 산을 바라보니 1만 피트(3000미터)가 넘는 산에는 아직도 하얀 눈이 정상을 휘감고 있습니다. 오후 들어 강하게 비치는 뉴멕시코의 태양에 반사된 눈의 빛깔은 강약을 나타내며 지루한 미국 하이웨이 여행을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10678피트 높이의 샌디아 크레스트 마운틴(Sendia Crest Mountains)은 자동차 혹은 등산을 하거나 Sandia Peak Tramway를 통해 오를 수 있습니다.

  샌디아 크레스트 마운틴(Sendia Crest Mountains)은 뉴멕시코에서 가장 큰 도시인 앨버커키(Albuquerque)에 위치한 10678피트 높이의 아름다운 산입니다. 여행을 좋아하는 저는 뉴멕시코의 주도 산타페나 앨버커키를 방문할 때 마다 가끔은 이 산의 Sandia Peak Tramway를 타고 정상에 올라가 식사를 하기도 하고, 정상을 따라 이어진 아름다운 트레일 코스를 따라 등산을 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이번은 이곳을 찾은 이유는 정상에서 뉴멕시코의 강한 태양에 저물어가는 계절의 석양을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노랑색 바탕에 태양을 상징하는 지아(Zia) 인디언의 원형 무늬를 쓰고 이글거리는 태양을 상징하는 뉴멕시코, 인디언의 고향이라 할만큼 수많은 인디언 유적들을 가지고 있는 이곳에서 구름이 이마를 스치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높은 지대에서 맞이하는 석양을 만나게 됩니다. 

샌디아 크레스트 마운틴에서 바라본 뉴 멕시코의 최대 도시인 앨버커키(Albuquerque)

  40번 하이웨이 출구 175번에서 나가 14번 도로를 만나 북쪽으로 15분 정도 운전을 하면, 536번 도로를 만나게 됩니다. 이 도로를 따라 북서쪽으로 꼬불꼬불 운전을 하면 높이 10678 피트의 샌디아 크레스트 산 정상에 이르게 됩니다. 산 정상에 이르면 Sandia Crest House와 산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등산로들, 그리고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앨버커키를 만나게 됩니다. Sandia Crest House에 가면 간단한 음식과 차가운 두 손을 녹일 수 있는 따스한 커피 한 잔을 만날 수 있으며, 때로는 산 정상을 휘감는 차가운 바람의 방패막이가 되어줄 때도 있습니다. 

이곳에는 수많은 하이킹 코스가 있어서 수많은 하이커들이 찾는 명소이기도 합니다.

  해발 1만 피트가 넘는 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수많은 트레일, 정상에서 밑에까지 내려가는 9마일 정도의 La Luz Trailhead, 산의 정상을 따라 계속 이어지는 Grand Enchantment Trail 등 다양한 트레일 코스가 있습니다. 키와니스 캐빈(Kiwanis Cabin)까지 이어지는 트레일 코스를 따라 이어지는 봄의 석양의 모습은 태양빛에 서서의 도시의 색깔을 맞춰가는 앨버커키와 함께 최고의 명소 중의 하나입니다. 그래서 매일 저녁이면 수많은 사람들이 이 광경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습니다. 

바위에 걸터앉아 뉴멕시코의 황홀한 빛의 잔치를 바라보며 삶의 소중함을 깨달아 봅니다.

  아슬아슬한 바위에 걸터앉아 내려보는 뉴멕시코의 황홀한 빛의 잔치를 바라보며, 보이지 않는 인생의 길을 석양의 빛에 맡겨 봅니다.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인 빛 속에서 내 삶의 흔적을 발견하며 보이지 않는 마음을 밤길에 내려놓을 두려움을 느끼며 신에 대한 경외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내게 주어진 1분의 소중함을 깨달으며, 눈물을 닦으며 오늘 하루를 묵묵히 나갈 수 있음에 감사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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