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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찬 Apr 07. 2021

길 속에 숨겨진 ‘Niddle Rock’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여행을 하다 보면 일정과는 상관없이 불쑥 찾아오는 자동차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리 중요하지 않아 여행지도에도 표시되어 있지 않지만, 사람의 손때가 거의 묻지 않은 원시 그대로의 참 맛을 느낄 수 있는 비경들이 곳곳에 있어 좋고, 갈림길에서 어느 길이 맞는지 고민을 할 수 있고, 길을 잘못 찾았을 때 같은 자리를 맴돌며 인생을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블랙 캐논(Black Canyon)처럼 웅장하거나 화려하진 않지만 자동차 여행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운전을 하다가 잠시 시선을 머물 수 있는 곳, 콜로라도 초원의 탁 트인 시야 속에 록키 산맥을 뒤로하고 외로이 서 있는 바위섬 하나…… 워낙 숨겨진 비경을 좋아하는 나는 오래전에 구입한 나의 여행의 동반자 Canon 60D를 들고 그곳으로 과감히 핸들을 돌렸습니다.

외로이 Niddle Rock 바위가 고운 자태를 숨겨놓고 외로운 여행자를 맞이합니다.

  캐논의 노스림을 출발하여 92번 도로를 따라 왼쪽으로 펼쳐지는 캐논의 웅장하면서도 화려한 자태를 가슴에 쓸어 담으며 1시간 정도 운전을 하다 보면 왼쪽으로 콜로라도 높은 고원 위에 내려앉은 조그만 호수 Crawford Reservoir를 만나고 오른쪽 저 멀리 눈 속에 초록이 가득차 금세 눈물이 쏟아질 듯하면서 로키 산자락 아래로 뭔가 범상치 않으면서 그리 크지 않은 조금만 바위산을 만나게 됩니다. 이곳에서 조금 운전을 더하면 크로우포드(Crawford)시를 만나게 되는데 여기에서 Needle Rock Rd를 만나 오른쪽으로 턴하여 15분 정도 운전을 하면 비포장 도로를 만나고 거기에 외로이 Niddle Rock 바위가 고운 자태를 숨겨놓고 있습니다.

그리 화려하지 않은 Riddle Rock의 모습이지만 바람과 비에 오랜 세월을 견디며 모습을 숨겨온 은밀한 모습에 순수함을 느끼게 합니다.

   Riddle Rock의 자태는 그리 화려하지 않습니다. 바닥에서의 높이가 800피트(240미터)의 그리 높지 않은 바위산, 오래 전 화산 폭발과 바람과 비에 침식되어 오늘의 모습을 만들었는데 먼 곳 초원 위에서 바라보는 바위의 모습은 대 자연 속에 숨겨진 비경이란 이름 보다는 자연이란 잠언서 속에 옴폭히 숨겨져 있는 은밀한 자연의 속삭임이란 표현이 어울릴 듯싶습니다. 스쳐가는 사람조차 만나기 힘들만큼 알려져 있는 곳은 아니지만 인간의 흔적을 그리 쉽게 허락하진 않은 곳이라 자연의 순수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모습이라 하겠습니다.


  오랜 자동차 여행의 피로를 잠시 머물게 할 수 있어 좋고, 뭇 생명의 푸른 초원 위에 삶을 내려놓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낯익고 익숙한 세계 속에 숨겨진 새로운 세계가 아니라서 좋고 점점 더 알 수 없는 자연의 비경을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잠시 여행의 피곤함도 내려놓고 지도에 조차도 없는 길을 찾아 어느 길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을 때 그때가 비로서 진정한 여행의 시작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며 점점 더 자연에 대해 나 자신이 겸손해짐을 깨닫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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