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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찬 Jan 15. 2021

대자연의 예술 ‘글레이셔 국립공원’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시애틀(Seattle)에서 자동차로 9시간을넘게 운전하여 도착한 몬타나(Montana)주의 풍경은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 중의 하나인 플랫헤드 호수(Flathead Lake) 너머로 그 웅장함을 자랑하는 글레이셔 국립공원(Glacier National Park)의 산 봉우리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하며 비로소 숙소가 있는 몬타나 주의 조그만 도시 화이트피쉬(Whitefish)가 가까워 졌음을 알리고 있습니다. 화이트피쉬는 글레이셔 국립공원 서쪽에 위치한 로드 트립에 필요한 모든 것이 갖추어진 미국 최고의 리조트 타운 중의 하나로, 글레이셔 국립공원(Glacier National Park)으로 여정을 이어가기 전에 잠시 머물러 진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곳입니다. 다운타운에는 아름다운 카페와 레스토랑, 아트센터 등 다양한 시설들이 로드 여정을 이어가는 여행객들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Going to the Sun Road

  화이트피쉬에서 40번 도로를 따라 동쪽으로 가다가 2번 도로를 만나 40분 정도 동쪽으로 운전을 하면 클레이셔 국립공원의 서쪽 입구인 웨스트 글레이셔(West Glacier)를 만나게 됩니다. 이곳에서 그 유명한 글레이셔 국립공원을 가로 지르는  ‘Going to the Sun Road’가 시작이 되는 곳입니다.  ‘Going to the Sun Road’는  50마일에 달하는 아주 빼어난 절경을 간직한 도로로 가장 높은 지점 인 6,646 피트 (2,026m) 고도에서 로건 패스(Logan Pass)를 통해 대륙 분수계(Continental Divide)를 만날 수 있습니다. 1921년에 공사가 시작이 되어 1932년에 완공된 도로인데,  거대한 빙하 호수와 그 물이 흘러가는 멋진 계곡들, 붉은 삼나무 숲들과 고산지대 툰드라까지 공원 내 거의 모든 지형을 운전을 해가며 볼 수 있는 미국 최고의 아름다운 도로 중의 하나입니다.

Lake McDonald

  웨스트 글레이셔에서 서쪽 관문을 통과하면 Going to the Sun Road가 시작되는데 잠시 후 왼쪽으로 끝을 알 수 없는 파란 하늘에 커다란 글레이셔의 오래된 이야기를 가직한 수많은 봉우리들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우고 방울방울 놓여있는 자갈 위에 자신의 속마음 마저 비쳐 보일 정도로 투명한  맥도날드 호수(Lake McDonald)가 보입니다. 길이가 10마일이 넘을 정도로 거대한 호수에는 물이 너무 맑아 형형색색의 비치는 자갈 위로 보트, 카약 등 많은 사람들이 수상 스포츠를 즐기는 멋진 곳입니다.  유서 깊은 Lake McDonald Lodge가 있고 Apger Visitor Center에는 편의 시설이 잘 준비되어 있어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여유를 선사합니다. 

Mountain goat

  너무 비좁고 험한 Going to the Sun Road를 따라 로건 패스로 향하다 보면 전망이 사방으로 파노라마 처럼 펼쳐집니다.  McDonald Creek 을 따라 이어지는 폭포와 투명한 계곡, 오랜 된 유수가 만들어 놓은 깊은 골짜기와 이을 덮어버린 Trail of the Cedars Nature Trail, 전망을 볼 수 있는 창이 뚫려 있는 명물인 웨스트 터널(West Tunnel)을 지날 때면 감히 이곳이 미국 최고의 절경 임을 새삼 느끼게 하고 있습니다. 절벽을 따라 여러 개의 물이 쏟아지는 위핑 월(Weeping Wall), 오른쪽 저 멀리 엄청난 봉우리를 감싸고 있는 구름을 제치고 그 길을 뿜어내는 버드 우면 폴스(Bird Woman Falls), 그리고 아슬아슬한 오벌린 밴드(Oberlin Bend)에서 둥지를 틀고 있는 산양(Mountain goat)의 무리들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Red Bus

  Going to the Sun Road를 운전하다 보면 공원 안에서 무료로 운행하는 흰색 셔틀 버스와 레드 버스(Red Bus)라는 유료 셔틀 버스가 있습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7월에서 8월이면 주차장이 너무 협소 하여 가능하면 레드버스나 셔틀 버스를 이용하여 이동하는 편이 좋을 듯 합니다. 특히 사람이 가장 많이 붐비는 로건 패스 비지터 센터에서  Hidden Lake Nature Trail을 하고자 한다면  주차 공간을 찾는 것이 매우 힘듭니다. 그래서 아침 일찍 그 곳에 도착하던지, 아니면 공원 입구의 비지터 센터의 여유 있는 주차공간에 자동차를 주차하고 30분에서 4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하여 원하는 장소를 방문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Many Glacier Hotel

  글레이셔 국립공원은 너무나 아름다운 곳입니다. 그래서 이곳을 여행할 때면 가능하시다면 숙소를 국립공원안에 있는 로지(Lodge)나 인(Inn)으로 하면 어메이징한 글레시셔의 장관을 아침 저녁으로 만끽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숙소가 계절에 따라 오픈되는 시간이 한정이 되어 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미리 예약을 하기 때문에 적어도 1년 전에는 예약을 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특히 최고의 뷰 포인트를 자랑하는 메니 글레시셔 호텔(Many Glacier Hotel)를 숙소로 정하시고 그곳의 Swiftcurrent Lake에 살포시 피어 오르는 아침 물안개와 속이 비치도록 아름답고 깨끗한 수면을 잔잔히 가로 지르며 하는 보트 투어는 이곳이  글레이셔 국립공원 여행의 절정임을 짐작케 합니다.

Swiftcurrent Lake

  공원 깊숙한 곳에 위치한 Many Glacier에서 보트를 타고 Swiftcurrent Lake과 Lake Josephine을 지나며 앞에 펼쳐진 글레이셔 국립공원의 장엄한 봉우리와  호수를 만나는 것은 탐욕에 가득 찬 인간 세상에겐 매우 사치인 듯 싶습니다. 수억 년의 세월이 빚어 놓은 역사를 품고 빙하가 깎아 만든 미국 최고의 절경을 간직한 봉우리와 빙하가 녹으며 만들어 놓은 에메랄드 빛의 아름다운 보석 호수들 속에 야생이 그대로 숨쉬는 숨막히는 풍경들이  감히 이 영역의 일원이 되겠다는 인간들의 조그만 야욕을 무색케 하는 지구의 역사 속에 다시 만날 수 없는 엄청난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옛날 당나라의 시선 이태백이 복숭아 꽃잎을 따라갔다가 만난 무릉도원을 노래할 때  ‘너무나 아름다워 마치 인간 세상이 아닌 것 같은 별천지’ 라고 이야기 했던 그 이야기처럼 이곳은 인간 세계가 아닌 별천지임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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