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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찬 Jul 29. 2021

Taos에서 Santa Fe 가는 길에 만난 풍경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하루의 일정을 마치고 중천에 걸린 태양은 해발 7000 피트 고지의 투명함을 고스란히 내보이며 산타페(Santa Fe)로 돌아가는 우리 일행의 발걸음을 가볍게 하고 있습니다. 타오스 프에블로(Taos Pueblo) 여행을 마치고 타오스 시내 중간으로 나오니 타운의 이곳 저곳에 갤러리와 여행자를 위한 선물가게들이 넘쳐납니다. 산타페 못지않게 수많은 세계 각지에서 온 아티스트들이 이곳의 자연과 푸에블로 인디언의 정신세계를 그린 작품이 갤러리에 넘쳐나는 모습을 보며 달라스에 사는 나로서는 부러울 따름입니다. 일일이 들러 내가 좋아는 예술 작품 하나하나를 보며 감상하고 느끼고 싶지만 산타페에서 누릴 오늘 저녁 만찬을 위해 서둘러 타오스를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 

  

68번 도로를 따라 흐르는 리오드란데 강.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을 따라 장장 3,034km를 흘러 멕시코 만으로 갑니다.

  타오스 다운타운에서 68번 도로를 다라 남서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68번 도로는 어느덧 콜로라도 주에서 발원하여 뉴멕시코 주와 텍사스 주를 가로질러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을 따라 흘러 멕시코 만으로 흘러드는 장장 3,034km의 리오드란데 강을 오른쪽 옆으로 끼고 내려가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 넓지는 않지만 산새가 점점 험해 지면서 강을 끼고 계절의 푸른 하늘과 그 빛을 품은 리오그란데 강의 조화, 그리고 강을 따라 이어지는 아름다운 풍경들은 타오스에서 산타페의 2시간의 여정을 더욱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험하게 흐르는 강 곳곳에는 래프팅을 즐기는 젊은 무리들이 넘쳐납니다. 당장이라도 채비를 갖춰 래프팅 대열에 합류하여 힘차게 흐르는 리오그란데 강의 호흡을 나의 호흡에 담아 수백 년 전 이곳을 호령했던 프에블로 인디언들의 숨결을 나의 여행 일지에 담고 싶습니다. 빡빡해진 일정에 좀더 여유를 이곳에서 누리고 싶지만 하루가 24시간인 것이 자꾸 원망스러울 뿐입니다.


68번 도로 옆에 있는 블랙 메사 와인너리 (Black Mesa Winery)

 

 68번 도로를 따라 산타페쪽으로 계속 내려가다 보면 곳곳에 와인너리(Winery)들이 넘쳐납니다. 뉴멕시코의 강렬한 태양에 재배된 포도를 재료로 생산한 뉴멕시코 산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곳인데 와인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이곳에 들려 뉴멕시코산 와인을 구입 해보는 것도 타오스에서 산타페을 여행하는 묘미일 수도 있습니다.

산타페 오페라 하우스 (Santa Fe Opera House) 전경


  뉴멕시코의 아도비 양식에 잘 어울리는 각종 와인너리를 하나 하나 스치고 지나면서 68번 도로위를 운전하다보니 어느새 조그만 도시 에스파놀라(Espanola)라는 곳에 도착하였습니다. 이곳에서 285번 도로를 만나 계속 남쪽으로 내려가면 태양의 도시 산타페에 이르게 되는데 산타페에 다다를 무렵 저물어가는 계절의 강한 태양에 반사된 산타페 오페라 하우스를 보게 될 것입니다 외벽이 없이 천정만 올라가 있어 강한 저녁놀을 그대로 바라보며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는 이곳의 명물 오페라 하우스가 오른쪽 언덕 위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산타페 오페라 하우스에서 오페라 공연 중 중간 휴식 시간. 이곳 오페라 하우스는 벽이 없고 산타페의 저녁놀을 감상하며 오페라를 즐길 수 있습니다.

  올해 7월이면 우리도 코로나로 문닫았던 산타페 오페라 하우스에서 열리는 오페라 축제에 참가하게 될 것입니다. 매년 7월과 8월 두 달 동안 매일 다른 프로그램으로 이어지는 오페라의 축제, 해발 7000피트의 고지에서 태양의 진한 흔적을 양쪽 허리에 감싸고 깊은 석양의 감격을 눈으로 확인하며 열리는 오페라의 서곡, 이곳 산타페에서만 맞이할 수 있는 오페라 연주의 추억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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