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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찬 Aug 02. 2021

Incline Railway를 타고 포인트 파크에 가자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테네시주(Tennessee)에서 우리가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은 텍사스의 광활한 대지도 아니고 콜로라도의 장엄한 산새도 아니며 뉴욕처럼 인류가 만날 수 있는 화려한 인공미도 아닙니다. 단지 수수하게 그 모습을 남에게 보일 듯 말 듯하며 아기자기한 산새의 수려함을 가장 한국적으로 표현한 곳이 이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에겐 포근한 이미지로 다가오는 곳이 바로 이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테네시주의 4번째로 큰 도시인 차타누가(Chattanooga)에서의 여행일정 가운데 많은 볼거리들이 있지만 룩아웃 마운틴(Lookout Mountain)에서 만날 수 있는 짧지만 굵은 인클라인 레일웨이(Incline Railway) 기차여행은 테네시주 여행의 짧은 묘미를 더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인클라인 레일웨이를 이용하여 남북전쟁의 아픈 흔적을 그대로 간직한 채로 역사의 후미에서 이곳을 찾는 여행자들을 깊은 내면의 세계로 인도하는 포인트 파크(Point Park)의 여행까지 더한다면 이곳의 여행을 더욱더 풍성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기차를 타고 산의 정상까지 오른 후, 걸어서 포인트 파크까지 갔다 올 수 있습니다.

  차타누가 다운타운에서 남서쪽으로 바라보면 바가지를 뒤엎은 것처럼 생긴 그리 화려하지 않은 아웃룩 마운틴(Outlook Mountain)이 이곳을 감싸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겉은 평범하지만 그 산속은 미국 남북전쟁의 뼈아픈 역사와 더불어 테네시를 대표하는 많은 관광지가 그 산속에 숨어있는 곳입니다. 다운타운에 24번 하이웨이를 지나 17번 도로를 이용하여 남쪽으로 내려오면 오른쪽으로 인클라인 레일웨이 사인과 더불어 산의 정상까지 오르는 급한 경사를 자랑하는 기차역이 보일 것입니다. 이곳에서 기차를 타고 산의 정상까지 오른 후, 걸어서 포인트 파크까지 갔다 오는 여행 코스는 어쩌면 이곳에서 자연과 역사를 동시에 경험하며 여러분들의 여행일지에 깊은 감동을 적어 넣기에 충분한 소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차는 72도의 경사를 따라따라 오르고 내립니다.

  

기차는 산아래서 수직에 가까운 72도의 경사를 따라 바로 산 위로 오르게 되는데, 세계에서 경사가 가장 심한 기차라고 합니다. 산 아래에는 1895년부터 있었던 아주 유서 깊은 역사가 있고, 경사가 워낙 급하다 보니 기차내부는 계단식으로 좌석이 놓여있습니다. 단선으로 기차 2대가 20분 간격으로 왕복을 하는데 소요시간은 15분 정도 걸립니다. 가격은 성인 기준, 왕복 티켓이 15불인데 산 밑에서 기차를 타고 정상까지 오른 후에 거기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포이트 파크까지 걸어가서 그곳에서 미국 남북전쟁의 슬픈 역사를 체험하게 됩니다.


포인트 파크와 차타누가 전투를 그린 그림 - Google 캡쳐

  

차타누가는 남북전쟁 당시 남국이나 북군 사이에서 군사전략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전쟁 당시 북군과 남군 사이에 이를 차지하려고 치열한 전투가 이곳에서 있었습니다. 마운틴 파크를 먼저 점령하여 전략적 이점을 차지한 북군이 차타누가 전투에서 승리하여 결국은 조지아 주까지 이어지는 전투를 승리하였는데, 포인트 파크는 이러한 사실을 기념하기 위하여 룩아웃 마운틴 정상에 세워진 기념공원입니다. 포인트 파크에는 남북전쟁의 역사와 더불어 차타누가를 전체적으로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이 있으며 산 정상을 따라 전쟁의 유적과 더불어 산보할 수 있는 산책코스는 과히 최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인은 10불만 내면 누구나 입장할 수 있습니다.


  그리 크지 않은 도시 차타누가를 바라보며 포인트 파크에서 산책을 하고 있으면 어느새 석양이 테네시의 산야를 붉게 물들이며, 이곳을 관통하는 테네시 강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이렇게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에 피비린내 나는 남북전쟁의 슬픈 역사가 있는 것이 한편으론 마음을 우울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이를 통하여 이곳을 찾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유의 소중한 열매를 결코 쉽게 얻을 수 없다는 교훈을 얻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테네시의 저녁놀을 이곳에서 여유 있게 누리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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